▲ ‘포포포’ 우영달 논현점주 | ||
배달쌀국수 전문점, ‘포포포’ 우영달 논현점주
오전 11시 30분. 포포포 논현점에는 어김없이 전화기에 불이 나기 시작한다. 우영달 씨를 비롯한 직원들은 점심 예약 주문 전화를 받고 배달 순서를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배달 시각이 다가오면 가게 안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주인, 종업원 할 것 없이 음식 바구니를 챙겨들고 배달에 나선다. 쌀국수 주문은 하루 평균 60여 건. 90만 원 정도의 매출이다.
“일반적으로 ‘쌀국수’ 하면 노란색 간판, 시내 중심가의 중대형 점포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사무실과 집에서 편하게 쌀국수를 맛보고 싶은 고객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쌀국수 전문점의 틈새를 노린 그는 지난 2006년 7월 실내포장마차로 유명한 강남구 논현동의 골목에 배달형 쌀국수 전문점을 열었다. 골목 안쪽의 만화·DVD 대여점을 싸게 인수해 투자비용을 최소화했다.
개업 초기, 배달형 쌀국수 전문점에 사람들은 신기해할 뿐 이용자 수는 미미했다. 하루에 팔리는 쌀국수는 불과 20~30그릇. 하지만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리와 배달 시간 등을 계산해 전단지를 소량만 배포하는 등 주문량을 조절했다.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배달 전문점이지만 제대로 된 음식’이라는 반응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배달되는 쌀국수는 일반 매장과 똑같이 조리된다. 돼지고기, 양파 등으로 토핑을 한 삶은 면과 숙주와 레몬, 고추와 고추기름, 양파절임과 단무지, 해선장과 칠리소스 등은 개별 포장을 해 바구니에 담는다. ‘면이 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괜한 걱정이다. 뜨거운 육수는 보온병에 따로 담기 때문. ‘혹시나’ 라는 생각으로 주문을 한 고객은 맛에 반해 90% 이상 재주문으로 이어진다고.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1000원 정도 싼 값 역시 단골 고객을 늘리는 주된 요인이다.
쌀국수를 비롯한 베트남 음식의 조리 방법은 간단하다. 일주일 정도의 교육이면 조리가 가능하다고. 아침 일찍 끓여둔 육수에 면을 삶는 시간은 20~30초. 볶음밥도 1~2분이면 완성된다. 배달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20분 정도다.
포포포의 인기메뉴는 양지차돌 쌀국수(5500원), 베이컨치즈볶음밥(6000원), 칠리해물볶음면(7000원). 월남쌈(2만 5000원)은 야식으로 인기가 많은 메뉴다.
인근 사무실과 가정의 주문 전화가 많고 고객 비율은 7 대 3 정도로 직장인이 대부분. 남성보다는 여성의 이용률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남성 고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이용 고객 수는 2000명을 훌쩍 넘는다.
우 씨는 배달 전문점에서 신경써야할 점으로 ‘배달 바구니를 수거해 남은 음식을 세심히 살펴 반찬을 교체하는 등의 개선을 위한 꾸준한 노력’과 ‘점주가 배달에 나서 고객과 직접 대면할 것’ 등을 꼽았다.
▲ ‘색연필’ 류은화 수유점주 | ||
“학교 앞 문구점도 이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서는 살아남기가 힘들어요. 고객을 끌어들이는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진열, 체계적인 고객관리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류은화 씨는 서울 동대문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7평 남짓한 문구점을 14년간 운영해오다 지난 2005년 가게 문을 닫았다. 바둑알, 제기, 전기회로, 물레방아 등 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만들기 교재가 주된 상품이었는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학교에서 교재 수업을 대폭 줄였다.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서 문구점 운영은 적자가 됐다. 대형 할인점과 천원 숍의 등장으로 문구점 운영은 더욱 어려워졌다.
“점포가 오래되고 매장이 좁다보니 새로운 물건을 들여놓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결단을 내려야했습니다. 정든 곳을 정리하고 새로운 장소를 찾기로 결정했죠.” 그가 선택한 곳은 등하교 길목의 주택가 재래시장을 끼고 있는 13평 점포. 3일 동안 매장 앞을 지키고 앉아 아이들과 주부들의 통행량을 조사한 뒤 계약을 맺었다.
취급 상품은 완전히 바꿨다. 판매량이 크지 않은 교재류는 소량만 매장에 비치, 나머지는 창고에 넣어두고 매장은 다양한 팬시류로 채웠다.
“팬시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많이 구입하죠. 또 동대문, 남대문 등 재래시장에서 색다르고 독특한 상품을 구해오는데 인근의 문구점에서는 살 수 없는 것들이라 반응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문구점 바깥은 게임기를 설치해 아이들을 묶어두기 마련이지만 그는 주변이 재래시장이라는 점을 감안, 1000원 균일가의 생활용품을 비치했다. 각종 생활용품을 사기 위한 주부들의 잦은 방문은 아이들의 학용품 구입까지 이어져 매출 상승효과를 가져온다고.
다른 문구점에는 없는 회원관리 시스템도 단골 고객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회원 카드를 만들면 구매금액의 10%를 포인트로 적립, 2000원 이상이 되면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회원 수는 3000명이 넘을 정도. 운영자 입장에서는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적립금으로 상품을 무료 구입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판매하는 상품은 100원짜리부터 6만 원짜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연필, 샤프 등 문구류와 스티커, 딱지, 카드 등 놀이용 제품은 어린이들이 많이 사고, 인기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장난감과 가방 등은 선물용으로 많이 나간다.
학교 앞 문구점은 방학과 날씨 등의 영향으로 겨울이 비수기지만 신학기가 되면 매출이 평소의 3~4배 정도 상승해 연간 매출로 보면 꾸준한 편이라고.
류 씨는 학교 앞 문구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서 발품을 팔아야 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손님을 항상 밝고 친절한 자세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