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부 합동부처는 ‘2019 경제정책방향’을 내고 현대차그룹 GBC 조기 착공을 위한 이해관계 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집값 상승 우려로 GBC 건립 계획을 3번 심사해 모두 반려한 국토교통부(국토부) 수도권정비위 통과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정비위를 통과하면 6개월 이내 서울시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어 현대차그룹은 내년 상반기 중 GBC가 착공에 나설 수 있다. 2014년 9월 10조 5500억 원에 낙찰받은 지 5년 여 만이다.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출한 GBC 개발계획(안). 서울시
정부는 현대차그룹 GBC 개발에 따른 경제파급 효과에 집중해 지원 방침을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2월 개발계획안에서 GBC는 7만 9342㎡ 부지에 지상과 지하를 합해 총 연면적 92만 8887㎡ 규모로 조성돼 인·허가 2년, 건설 5년, 준공 후 20년 등 총 27년간 경제파급 효과가 264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창출 효과는 121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GBC를 활용 기업투자 활성화 및 경제 활력을 이룬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정부는 2019 경제정책방향에 이해관계 조정과 함께 ‘행정절차 신속처리’도 함께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토부와 함께 GBC 건립 발목을 잡아온 국방부 반발도 잠잠해질 전망이다. 지난 2월 국방부는 “현대기아차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개발 계획이 공군의 수도권 군사작전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수도권정비위에 전달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는 “특정 군사 안테나가 가려져 장애물 최저 회피거리가 나오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GBC 건립과 관련해 불거진 문제는 국방부에서 예하부대까지 자세한 사항을 확인해야 하는 절차상 지연 부문이 컸다”면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활정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이니만큼 4번째 심의에선 현대차그룹 GBC 사업 추진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한국전력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10조 5500억 원에 매입한 후 착공 지연을 겪으며 매년 5000억 원가량 금융손실을 떠안아 왔다.
현대차그룹은 정부 방침에 우선 반색을 표하고 있다. 2014년 감정가(3조 3466억원)보다 3배가 넘는 값을 치르면서 추진한 통합사옥 건립 숙원이 마침내 첫 삽을 뜰 수 있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GBC 건립계획의 주요 골자로 “통합사옥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함으로써 업무효율성을 제고하고, 그룹의 브랜드 가치 향상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랜드마크 건립으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GBC 완공 이후 현재 양재사옥을 자동차연구소로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비즈니스 환경이 뛰어난 도심에 연구소를 보유함에 따라 글로벌 우수 연구인력 확충에 유리해지고, 이에 따른 기술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10월 서울시에 지상 105층, 지하 6층 규모의 GBC 개발계획을 제출하며 “연평균 청년고용창출효과는 7000명으로, GBC 건설 운영 기간 동안 지속적인 청년 고용창출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GBC 건립 추진으로 불거질 재벌 기업의 초고층 건물 투자에 부정적인 여론이 확대할까 우려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인다. 일각에선 그룹 전략통인 정진행 사장을 연말 인사에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만큼 현대차가 정부의 GBC 지원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GBC 공사비는 2조 5600억 원 규모로 현대건설이 70% 시공 지분을 갖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착공이 결정되면 현대건설 일감도 급증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의 기업투자 활성화 결정으로 GBC 프로젝트 조기 착공이 추진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반길 만한 일이다”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 j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