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 사진=삼성화재
[일요신문] 인천 계양구의 한 자영업자가 삼성화재보험에 가입하고 제때 보험금을 받지 못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1월 7층 건물의 2층에서 한우 전문 음식점을 개업해 운영하던 중 올해 5월 8일 가게를 찾은 손님에 의해 예기치 못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2층 음식점에서 발생한 화재로 3층에 위치한 산후조리원에 있던 신생아 등 70여명이 대피하고, 건물 내 사우나 손님 등 1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건물 일대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에 앞서 A씨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만약을 대비해 2015년 9월 삼성화재에 보험을 가입했다. 건물 6억, 동산 3천만원, 시설 및 집기비품 등 1억 8천만원 상당의 5년 만기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손해가 크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데 A씨의 진짜 고통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A씨는 현재 보험사의 늦장 대응으로 빚더미에 내몰려 생계를 위해 여기저기 식당을 떠돌며 온갖 허드렛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왜 그렇게 됐을까.
A씨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화재발생한지 4개월이 지난 8월 21일 4000만원만 지급하고서 여태껏 고객이 요구한 금액에 대해선 심사 중이라며 차일피일 시간만 끌고 있다고 했다. 만약을 대비해 보험을 들었는데 “대기업 횡포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며 망연자실했다.
A씨는 “한우음식점은 826.45㎡(250평) 규모로 보증금 2억5천만원에 매월 1000만원, 관리비 등 약200만원씩 내는 것으로 임대했다. 그러다보니 12월 현재 밀린 임대료가 8000만원, 종업원 인건비 등 약 5000여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보험사의 늦장 지급으로 인해 수개월간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발생된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고객이 요청한 보험금을 다 받는다 해도 배보다 배꼽이 더 커 오히려 빚을 떠안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번 화재로 발생된 건물을 원상 복구하려면 3억5천만 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억울함을 호소했던 A씨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만약을 대비해 화재보험을 꼬박꼬박 들었는데 믿었던 삼성화재가 이럴 수가 있느냐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삼성화재가 손해사정사의 의무규정을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보험업감독규정 제9-18조와 제9-21조 3항에 따르면 보험사는 손해사정사가 제출한 손해 사정서, 관련 서류를 접수한 날로부터 10일내에 구체적인 사유와 근거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요청해야 한다. 그런데 삼성화재 측에서는 구체적인 정정 또는 보안해야할 사항이 무엇인지 구체적 근거와 그에 따른 사유를 시행한 적이 없고 딸랑 따로 붙임 안내문만 발송했다고 한다.
한 손해사정인은 “이같은 행위는 엄연한 보험업감독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사례를 들자면 화재현장을 보존신청을 하는 등 영세가게 운영자들의 법률적 역량을 악용해 의도적으로 시간 끌기용으로 악용해 왔다”며 “대부분 화재보험 처리기간이 짧아도 3달이 이상 걸리는 게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화재 홍보실 관계자는 “보험감독원에서 곧 심사가 진행될 것이며 보험금 규정에 의해서 편견 없이 지불할 것”이라고 답했다.
보험업감독 규정 제9-18조, 제9-21조 3항 위반에 대해서는 엉뚱한 서류만 취재기자 카톡으로 보내왔다.
‘보험금을 왜 빨리 심사해서 적절한 시기에 보험금을 지급하면 보험가입자의 피해가 적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억1천8백만원 상당의 금액을 제시한바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이마저 금감원이나 취재가 시작되자 최근 들어서 이야기 나왔다”며 “왜 6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 자영업자 살리기 정부 정책에도 맞지도 않은 대응으로 소비자 피해만 가증시켰느냐”고 반문한 뒤 “삼성화재의 ‘갑’질 횡포가 도를 넘어섰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장수 기자 ilyo1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