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미경 사장 | ||
창업 시장에 주부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평소 관심이 있거나 남다른 재주가 있는 분야를 더욱 깊이 파고들어 전문성을 높였다는 것. 주부 특유의 세심함과 자상함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일요신문>에서는 ‘살림의 여왕’에서 ‘아줌마 사장님’으로 거듭난 창업자를 만나봤다. 일대일 맞춤 케이크를 제작하는 ‘제이스케익(www.jscake.com)’ 전미경 사장(48)과 선물 포장을 대행하는 ‘사랑 그리고 정성(www.wrapschool.com)’ 이유진 사장(34)이 그들이다.
전미경 사장은 케이크 디자이너다. 하지만 그가 만드는 케이크는 일반적인 제과점에서는 볼 수 없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 즉 주문형 맞춤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기 때문이다.
고객이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찾아오면 우선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다. 그리고 그 사람만을 위한 케이크를 디자인한다. 완성까지는 보통 일주일 정도 걸린다.
가격은 일반 주문 케이크가 15만~20만 원, 웨딩케이크는 50만~70만 원, 스페셜 케이크는 300만 원을 호가한다. 일반 제과점에 비해서 많이 비싸다. 완성된 제품은 파손 우려 때문에 배달도 하지 않는다. 고객이 직접 매장으로 찾아와 가져가야 한다.
‘값이 비싸고 사기도 번거로운 케이크를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은 한 달 평균 20~30명. 인터뷰 도중에도 한 고객이 주문한 케이크를 찾으러 왔다. 생일을 맞은 아이가 ‘스타워즈’를 좋아해 ‘스타워즈 케이크’를 주문한 것. 그는 스타워즈 캐릭터로 장식된 케이크에 탄성을 지르더니 흔쾌히 30만 원을 지불하고 케이크를 가져갔다.
전 사장은 “작업이 쉽지 않지만 손님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가 차별화한 것은 디자인만이 아니다. 재료도 유기농 밀가루와 설탕 등을 쓴다. 웰빙 케이크인 셈이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던 그는 케이크를 특히 좋아했다고. 그러나 일반 제과점에서는 취향과 상관없이 이미 만들어진 획일적인 제품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불만이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특별한 케이크를 만들면서 주변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인들의 요청으로 집에서 케이크 강의를 한 게 사업으로 연결됐다. 서울 가회동에 매장을 연 것은 지난 2004년 4월. 9평 남짓한 케이크 전문점은 손님을 맞는 공간, 작업 공간, 강의 장소로 이용된다.
그는 현재 일주일 중 3일은 주문 케이크 작업, 나머지 3일은 창작 데코레이션 케이크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강의료는 4개월 교육과정에 250만 원. 강의 역시 전국에서 모여든 수강생들로 북적인다. 이미 9월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
전미경 사장이 매장 운영, 주문 케이크 판매, 케이크 강의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한 달 평균 800만 원 정도. 창업비용은 매장을 여는 데 6000만 원이 들었다(시설비, 집기류 포함. 점포비용 제외).
그는 “디자인이 중요시되면서 예쁜 케이크는 많아졌지만 맛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의 특성을 잘 살린 ‘맛’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미경 사장의 성공팁
1.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함으로 만족도를 높였다.
2. 맛과 디자인의 조화를 이뤘다.
3. ‘매장운영+주문제작+교육’으로 시너지효과를 높였다.
▲ 이유진 사장 | ||
이유진 사장은 선물 포장을 대신해준다. 고객이 선물을 보내오면 포장지로 포장만 하는 단순 포장에서 선물에 맞는 박스를 만들어 포장하고 리본으로 묶는 패키지 포장까지 다양한 포장 서비스를 대행한다. 기본포장은 200~300원, 선물포장은 1000~3만 원, 패키지 포장은 2만 5000~10만 원이다. 선물포장 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곳은 주로 기업체이며 외국 바이어 등과 같은 특별한 고객과 홍보를 위한 선물 등에 많이 이용한다.
포장재만 따로 팔기도 한다. 홈페이지에서 팔리는 포장재는 종류가 500~600여 가지로 다양하다. 포장재 구입은 개인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양한 포장재 판매와 대행 서비스를 통해 이 사장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한 달 평균 900만~1000만 원 정도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가 포장 서비스 사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자녀 교육을 위한 조그만 관심에서 출발했다. 리본 공예와 선물 포장, 비즈 공예 등이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놀이 교육이라고 생각해 접근한 것. 이왕이면 제대로 배우자는 생각에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실시하는 1년 과정의 정규 교육을 이수했다. 교육 수료 후 다양한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게 됐고 이를 통해 가능성을 본 그는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에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해 내공을 쌓으면서 건국대학교 입구에 선물 포장 가게를 열었다. 하지만 1년 만에 매장은 문을 닫았다. 실패는 교훈을 남겼다. 1년 뒤 그는 여성능력개발센터 독립과 동시에 매장이 아닌 7평 남짓한 사무실을 차렸다. 이번에는 인터넷을 통한 대행서비스를 시작했다.
“포장 서비스는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해야 하는 고객이 대부분이 아닐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믿고 맡기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소비자가 요구에 딱 맞는 포장 서비스와 꼼꼼한 마무리로 만족도를 높였다.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고객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주문이 늘어나면서 직원도 6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40평 규모로 사무실도 넓혔다.
이 사장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가 사업 확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며 “가장 큰 공로자는 바로 고객”이라고 말한다. 타사에 경쟁력을 가지는 ‘패키지 포장 서비스(박스+포장)’ 역시 고객의 요구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최근에는 혼수·예단 포장 문제를 해결한 조립식 예단 박스를 개발했는데 현재 실용신안 등록을 신청 중이다.
포장 서비스는 추석부터 5월까지가 성수기에 속한다. 비교적 한가한 여름과 주말에는 쇼핑몰 사업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나간다. 포장 서비스 창업비용은 3000만 원 정도(포장재, 진열장 등. 점포비용 제외).
이유진 사장의 성공팁
1. 포장재 판매와 포장 서비스로 개인과 기업 고객 둘 다 잡았다.
2.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의 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였다.
3. 목표를 40~50대 고객으로 명확하게 설정해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