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선 씨의 한식전문점이 있는 곳은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압구정동. ‘임대료 비싼 곳=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상황이 달랐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1년을 못 버티고 그만둔 운영자가 한 둘이 아니었다고. 그가 점포 인수를 결정한 2005년 11월에도 점포는 비어있었다.
“한식전문점이었는데 장사가 안됐다고 하더군요. 나중에는 보쌈, 고기, 국밥 등 온갖 메뉴가 등장했고요. 한식의 경쟁력마저 떨어지면서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그 이전의 옷가게도 1년을 못 견뎠고요.”
민 씨는 창업 희망 장소가 강남이었지만 준비된 창업자금이 많지 않아 고민이 컸던 상황. 남들이 기피하는 점포는 그에게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권리금이 없고 보증금 역시 주변에 비해 싼 편이었기 때문.
인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식전문점을 열었다. 흔한 전단지 홍보나 오픈 행사는 하지 않았다. 맛이 있으면 손님은 당연히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하루 매출은 20만~30만 원에 그쳤다.
“손님의 입맛에 맞추다보니 맛이 일정하지 않았어요. 손님의 방문이 뜸해지면서 종업원들도 하나 둘 그만뒀어요. 월급 받아가기가 미안하다는 거죠.”
자신도 1년을 못 채우고 그만둘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음식 맛을 잡는 동시에 홍보를 시작했다. 인근 전철역 입구에서 전단지를 배포하고 사무실과 가정집을 찾아가는 등 적극적으로 가게 알리기에 나섰다. 전단지를 가지고 오거나 객단가가 높은 ‘오늘의 메뉴’를 먹는 사람에게는 사은품을 증정했다. 꾸준한 매출을 위해서는 고정 고객 확보가 관건이라고 판단, 인근에서 수강생이 가장 많은 어학원을 찾아 게시판 광고를 따 냈다.
“음식점 광고는 절대 안되는 곳이었는데 끊임없이 찾아가 설득한 끝에 결국 광고를 따냈죠. 결제금액의 10%를 할인해주는 대신 많은 고정 고객을 확보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방문한 학원생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손님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109㎡ 점포에 18개 테이블의 평균 회전율은 점심 3~4회전, 저녁 2회전을 기록하고 있다. 월 매출도 3500만~400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1년이 지나면서 가게 운영은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손님의 방문 시간도 고른 편. 점심에는 직장인, 1시 이후에는 학원생, 2~5시에는 자영업자들, 저녁에는 가족손님들이 찾는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비율이 7 대 3 정도로 높은 편이다.
▲ 1년도 못 버티고 줄줄이 망해가는 점포에 들어와 승승장구하고 있는 민정선 씨(오른쪽)의 ‘찌개애감동’ 점포에 손님들이 꽉 들어차 있다. | ||
가장 인기 메뉴는 생선구이 정식(6000원). 해물순두부(5000원), 시골된장찌개(5000원)도 잘나가는 편이다. 장류와 양념장을 본사에서 공급받아 조리는 어려움이 없다고. 찌개 하나를 조리하는 데 5~6분 정도가 걸린다.
민 씨는 “음식점은 손님이 만족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퍼주는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할인, 사은품 등으로 추가 비용이 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북적거리는 점포를 만들어 만족스럽다”고 털어놨다. 또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곳에서 성공을 만들어 기쁘다고.
한식전문점 창업비용은 1억 5000만 원 정도가 들었다(109㎡ 점포비용 제외). 월 매출은 3500만~4000만 원. 순수익은 1000만 원.
민정선 씨의 망한 점포 살리는 tip 공짜 밥 아까워하지 마세요
1. 적극적으로 새로운 점포를 알려라
홍보가 없었던 초기 매출은 하루 20만~30만 원 수준. 새로운 등장을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린 결과 일 매출은 120만~130만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2. 안정적인 고정 고객을 확보해라
안정적인 고정 고객 확보를 위해 인근 어학원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10% 할인은 당장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3. 푸짐한 인심을 베풀어라
지난달 무료로 나간 공기밥은 768그릇. 다시 나가는 반찬의 양도 상당하다. 푸짐한 인심은 재방문율을 높이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