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마켓 ‘카오디오세상’을 운영하는 한병구 씨. 폐점 위기의 카오디오 전문점을 온라인으로 끌어와 대박 판매점으로 일구었다. | ||
“오프라인에서 도소매업체의 매출이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입니다. 이제 온라인 영업을 병행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어요.”
한병구 씨는 인터넷에서 카오디오를 판매하는 온라인 상인이다. 카오디오는 자동차 부품매장에서 전문가의 손을 빌려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은 다르다. 직접 구입해서 손수 장착하는 이른바 ‘카오디오 마니아들’이다. 스스로 장착을 못하는 비전문가의 이용률도 높다. 제휴를 맺은 전국 50여 곳의 지정 장착점을 이용하면 3만 원에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품은 수입브랜드에서 자체 개발 제품까지 다양하다. 그중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것은 자체 개발 제품이다. 테이프, CD뿐만 아니라 MP3플레이어, USB메모리카드, SD카드 등에 저장된 음악파일까지 모두 들을 수 있다.
한 달 동안 판매하는 카오디오 수는 온라인마켓과 자체 쇼핑몰을 통틀어 4000~5000대. 월평균 매출 4억~5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한 씨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상황은 백팔십도 달랐다”고 털어놨다. 경기도 성남시 재래시장 인근에서 20년이 넘게 운영해온 카오디오 전문점은 2003년 폐점위기를 맞았다. 치열한 경쟁으로 매출은 떨어지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났다.
게다가 가게 앞 고가도로 공사가 시작돼 점포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장기간 지속된 매출 부진이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회복될 것 같지 않았다. 결국 장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재고정리 차원에서 온라인마켓에 물건을 올려놨다. 그런데 반응은 의외였다. 매장에서 팔리지 않던 제품이 하루에 10대 이상 팔려나가기 시작했다는 것. 인터넷 카오디오 마니아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은 덕이었다.
입소문은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한다. 재고정리를 하려다 오히려 숨어있던 고객을 발견한 셈.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면서 임대료가 비싼 대로변 300㎡매장은 무의미했다. 사무실을 주택가 골목으로 옮겼다. 점포비용이 절반으로 줄었다. 대신 온라인 매장은 강화했다. 직원 수를 11명으로 늘렸다. 주문 및 배송, 상담, 애프터서비스 등 담당 분야를 나눴다. 자체 제품 개발에도 나섰다.
“카오디오는 수리비가 보통 10만 원 정도 나오는데 대부분 수리보다 신제품 구입을 선호하죠. 마니아들은 성향을 살펴보니 브랜드보다 제품의 기능을 중시하더군요. 기존 제품과 차별되는,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갖추면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죠.”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다기능의 자체 브랜드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2000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월 2000만~2500만 원이었던 매출이 20배 가까이 올랐다고 한다.
온라인시장에서 경쟁자의 모방 속도는 소비자 반응보다 빠르다. 따라서 지속적인 제품개발은 필수. 끊임없는 디자인과 성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 제품 종류는 30가지가 넘는다. 최근에는 한글자막이 지원되는 카오디오 ‘렉시온’을 출시했다.
가격은 디자인과 기능에 따라 8만~15만 원 선이다. 기계 업그레이드는 6개월에 한번씩, 사은품 행사와 이벤트는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한 씨는 “온라인 마켓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95%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오디오 구매 고객은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남성들이다. 최근에는 여성 고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그는 온라인을 바탕으로 다시 오프라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대리점을 개설해 이번에는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한 씨의 온라인 카오디오 전문점 창업에는 2억 원 정도가 들었다. 월평균 매출은 4억~5억 원. 마진율은 20% 정도다.
한병구 씨의 성공팁 - 제품보다 탐나는 사은품 서비스
① 마니아를 사로잡은 제품 경쟁력
카오디오 마니아들은 브랜드보다 제품의 기능을 우선시한다. 다양한 기능의 제품은 이들의 만족도를 높여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② 본 제품만큼 고급스러운 사은품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레벨미터, 서랍장, 스피커 등의 품질도 높였다. 특히 온도와 시간, 스톱워치 기능의 레벨미터는 카오디오만큼 인기가 높다.
③ 명확한 업무분담
주문 및 배송, 상담, 애프터서비스 등의 명확한 업무 분담은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효율성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