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을 대상으로 야구캠프에 나선 넥센 외야수 이정후. 사진=좋은스포츠 제공
[일요신문] 봄부터 여름을 거쳐 가을에 리그 일정이 마무리되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하지만 선수들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겨울에도 일정이 이어진다. 프로스포츠의 첫 번째 존재 이유는 팬이다. 팬들이 없으면 프로 리그 또한 존재할 수 없다. 팬들과 관계형성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비시즌간 팬들과 스타가 만날 수 있는 장이 더욱 늘어가고 있다.
#꿈나무들과 함께
미래의 야구선수를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스타 선수와의 만남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전설’ 이승엽 야구장학재단 이사장도 “초등학생 시절 이만수 선배님을 만난 적이 있다.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최근 야구계에선 비시즌을 이용한 이같은 행사가 한창이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 야탑고에선 30명의 야구 꿈나무들이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NC 다이노스 구창모(투수), 박민우(내야수), 이민호(투수), 넥센 히어로즈 송성문(내야수), 이정후(외야수),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투수) 등이 재능기부 행사인 ‘좋은 야구캠프’ 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급된 의류에 선수들의 싸인을 받은 ‘좋은 야구캠프’ 참가자 이예찬 군
질의 응답, 선물 증정, 기념사진 촬영 등 어느덧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휘문중학교 이예찬 군은 “존경하는 이정후 선배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학교에서 하던 훈련과 비슷했지만 선수들과 함께하니 다른 느낌이었다. 나중에 이 선수들과 같은 구장에서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휘문고를 졸업한 박민우와 이정후는 후배들과 함께 휘문중고 야구부 응원가를 부르고 응원 구호를 외쳐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프로 입단 이후 이같은 행사가 처음이라는 이정후는 “뜻 깊은 자리였다. 내년 비시즌에도 이런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라며 “이 선수들을 프로 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창모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고향이 천안이라 한화 선수들에게 야구를 배운 적이 있다. 나도 김태균 선배 싸인을 받으려고 쫓아다니고 그랬다(웃음). 이런 경험은 어린 선수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직접 겪어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명보가 뿌린 씨앗’…이어지는 자선경기
해마다 겨울이면 찾아오던 축구행사가 막을 내리게 됐다. 2002 한일월드컵이 열린 다음해 시작된 홍명보 자선축구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아프리카TV 자선 풋살대회’에는 염기훈, 이근호 등 축구스타 이외에도 감스트, 와꾸대장봉준 등 스타 BJ들도 함께 했다.
경기를 주관하는 홍명보 장학재단은 그간 수많은 축구 유망주를 지원해 왔다. 국가대표로 성장한 김민우(상주), 김진수(전북), 지소연(첼시) 등이 그 장학생으로 알려져 있다. 자선경기 수익금으로는 소아암 어린이를 도왔다.
이날 행사를 관중석에서 지켜본 김은하수 양은 “그동안 TV로만 보다가 현장에서 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축구로 기부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올해가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더 많은 행사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비시즌 스타들이 모여 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문화를 국내에서 선도했다. “처음 행사를 시작했던 때와 달리 자선에 대한 선수들의 인식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의 말처럼 최근 선수들이 전면에 나서는 자선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4일과 15일에는 축구 스타들이 연이어 팬들 앞에 섰다. 14일 성결대학교 체육관에서는 ‘아프리카TV 자선 풋살대회’가 열렸다. 이근호(울산)와 염기훈(수원)의 이름으로 팀이 나뉘었다. 박기동(수원), 장호익(수원), 이범영(강원), 김승준(울산) 등이 뒤를 따랐다. 감스트(김인직), 와꾸대장봉준(김봉준), 이강, 이주헌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등 아프리카TV의 유명 BJ들도 함께했다.
김민혁, 김보경, 심서연, 오재석, 윤석영, 이정협 등 스타들이 나선 ‘MISO 자선축구’
이튿날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체육관에서는 ‘MISO 자선축구경기’도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오재석(감바 오사카), 윤석영(서울) 등은 경기에 앞서 오전에는 연탄 3000장을 나르는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오재석, 윤석영 등이 주축이 된 이 행사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