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일 수도권 3기 신도시 입지와 2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지자체장들이 MOU를 체결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우 계양구청장, 박남춘 인천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조광한 남양주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김종천 과천시장. 임준선 기자.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택 둔화 우려, 해외 수주 부진 등으로 침체된 건설주에 호재가 겹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항만·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의 추진 계획이 담겼다.
이어 19일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업지 4곳(인천계양, 과천,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등 12만 2000호)과 서울과 수도권 100만㎡ 이하 개발부지 37곳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공개된 41개 부지의 합산 면적은 2558만㎡(약 774만평)으로 세대수로는 15만 5000호에 달한다.
이전 1, 2기 신도시와는 달리 GTX A, B, C 노선과 신안산선, 신분당선 2단계 연장, 계양~강화 고속도로 등 대규모 교통인프라 확충이 동반된 점이 특징이다. 기존 주요 건설사들의 수도권 분양예정 사업지들도 GTX 추진 계획의 수혜로 분양 호재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11월 이후 건설업종지수는 17.5%의 상승률을 보이며 시장의 관심을 반영했다. 하나금융투자 등은 건설업이 신도시와 인프라가 동시 개발되는 호재를 맞아 연초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등 시장에 이미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토목과 연계한 주택사업 등을 주요 건설사가 추진할 예정인 만큼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태영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전 건설사의 수혜가 증시에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가구와 건자재 기업 주가도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방향과 3기 신도시 발표 직후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샘과 현대리바트, 동화기업, KCC, LG하우시스 등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한샘의 경우 한때 전월보다 40% 이상 오르기도 했다.
반면, 증권업계에선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일시적인 상승세일 뿐 여전히 건설 관련 주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쏟아지면서 이달 들어 건설업종지수가 5% 가량 상승했지만 신도시 조성의 경우 사업 발주가 내후년에야 본격화되는 구조인 만큼 단기 실적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플랜트 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들은 유가 하락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내년 금리 인상 이슈 등에도 건설주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증권전문가는 “가구·건자재 업체 주가는 올 들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수요 억제책에 직격탄을 맞았고, 소비경기마저 얼어 붙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정부 정책도 상승효과를 지녔지만 올해 관련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난데 따른 가시효과로 급상승하는 모양새일 뿐 장기투자 안목에선 개선 자체에 평가를 둬야한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준선 기자.
건설 관련주가 내년에 순항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남북 철도 연결 등 남북경제협력이다. 이명박 정부시절 22조 원 규모의 4대강 사업으로 숨통을 텄던 건설업황이 오랜만에 상승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기회와 토대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바꾸면서 증권가에선 내년 건설 관련주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최근 정부의 정책 기조가 건설 투자 활성화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끝으로 증권전문가들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완화 방침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사회간접자본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기준을 총사업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도록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낙후지역 배려를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평가항목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 발전 방향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