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중국 지역에서 ‘한정판’으로 출시하는 ‘레고 중국 시리즈’. 사진=레고
[일요신문] ‘완구 공룡’ 레고가 동북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레고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블록 완구’ 기업이다. 바비인형을 제작하는 ‘마텔’ 사와 함께 세계 완구업계 수위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완구 공룡’이다. 이런 레고가 최근 동북아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레고는 2019년 ‘중국 시리즈’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중국 지역에 판매하는 ‘한정판’ 개념 상품으로 종류는 총 3가지(중국 새해 저녁식사, 춤추는 드래곤, 드래곤 보트)다. 레고가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한정 상품을 개발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완구 공룡’ 레고가 중국 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콕 집은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중국 완구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있다.
중국 완구 시장은 310억 달러(약 34조 7000억 원) 규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 모니터에 따르면, 레고가 중국 완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다. 결코 높은 점유율이 아니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향후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디지털 키즈’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 완구 시장은 수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레고는 ‘중국 시장 점유율 상승’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레고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2018년 11월 레고가 모조품 업체와의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중국 광저우 웨슈 지방법원은 ‘레핀(LEPIN) 등 4개 기업에 레고 모형과 미니 피규어를 무단 복제하고, 부정 경쟁 행위를 한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모조품 업체에 저작권 침해 관련 제품 생산, 판매, 전시, 홍보를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최대 골칫거리’를 해결한 레고는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 닻을 올리게 됐다. 그 첫 단추가 앞서 언급한 ‘중국 시리즈’ 출시다.
‘닌자고 시리즈’는 일본 문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레고 프랜차이즈 제품군이다. 사진은 2017년 레고와 워너브라더스가 합작한 영화 ‘닌자고 더 무비’의 포스터.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레고는 ‘이웃나라’ 일본 시장 공략에도 오랜 기간 공을 들였다. 바로 레고 프랜차이즈 시리즈 ‘닌자고’를 통해서다. 닌자고는 2011년 일본 중세시대 닌자를 모티브로 레고사가 직접 개발한 제품군이다.
2019년에도 신제품 출시가 결정된 ‘닌자고’ 시리즈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닌자고’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레고는 2017년 워너브라더스와 손을 잡고 ‘레고 닌자고 무비’를 개봉했다. ‘닌자고’ 시리즈는 일본 시장 공략뿐 아니라, 전 세계 어린이에게 ‘일본 문화 홍보대사’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레고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키덜트 문화’가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 잡은 상황. ‘레고 마니아’들 사이에서 레고의 수요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국내 레고 유통을 담당하는 레고코리아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 연속 매출 1000억 원을 넘겼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레고의 활발한 ‘동북아 시장’ 공략… 한국 겨냥 제품은 없나 2012년 출시된 ‘레고 숭례문’. 사진=레고 한국 시장을 겨냥한 레고 제품은 없었을까. 답은 “있다”다. 2012년 레고는 ‘아키텍쳐 시리즈’를 통해 숭례문을 제품화 한 바 있다. ‘레고 숭례문’은 기념비적인 제품이기도 하다. 레고가 최초로 아시아 건축물을 모티브로 제품화를 결정한 까닭이었다. ‘레고 숭례문’은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적잖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레고 숭례문’ 출시 이후 레고의 한국 관련 신제품 출시 소식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다. 레고 마니아들이 “중국, 일본과 비교했을 때 레고의 ‘한국 마케팅’이 다소 소극적으로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이런 와중에 레고는 지난 10월 오랜만에 ‘한국 관련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5월엔 블리자드와 ‘온라인 게임 오버워치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레고는 ‘오버워치 시리즈’를 통해 한국인 캐릭터 ‘디바(D.va)’ 관련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오버워치 시리즈’ 관련 레고 제품은 2019년 1월 출시될 계획이다. [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