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출석했다. 여야는 회의 시작과 함께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 규명을 위해 전체회의를 열고 조 수석과 임 실장을 출석시켰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의 출석도 요구했다. 정 부대표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우리는 오늘 운영위 민정수석과 더불어 산하 4개 비서관이 모두 출석할 것으로 예상했고 기대했지만, 민정수석만 나오게 됐다. 이렇게 해서 진실을 규명할 수 있겠느냐”라며 “박 비서관과 백 비서관은 민정수석을 보좌하는, 감찰 관련해 당연히 나와야 하는데 두 사람이 나오지 않고선 오늘 모두가 지켜보는데 진실규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영표 위원장은 “출석 대상자는 여야간 임 실장과 조 수석으로 합의했다. 그걸 지금 와서 다른 말을 하면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홍 위원장이 여야의 합의를 호도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임 비서와 조 수석을 명기한 이유는 그동안 민정수석이 안 나오는 것이 관행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었기 때문에 ‘조 수석도 나와야 한다’는 의미에서 명시적으로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민정수석과 같이 일을 하는 비서관들, 이 사건들의 핵심인 박 비서관과 백 비서관도 꼭 출석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들끼리 합의하는 그 자리에 있었다. 한국당은 민정수석이 나오는 운영위가 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느냐. 대통령의 결단으로 그 때 합의된 것”이라며 “제가 3당 수석부대표들에게 다 전화해서 ‘우리가 나오는 대상은 비서실장, 민정수석으로 하자. 그리고 외로워보일 수 있으니 뒷자리에 보좌진을 출석시키는 것’ 정도만 애기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어 “증인을 출석시키려면 비서관 출석도 마찬가지다. 국회법에 1주일 전에 요청했어야지. 그걸 알면서도 지금 당장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느냐. 물론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맘대로 안 되는 곳이 국회”라며 “지금와서 추가적인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이밖에도 정 부대표의 발언 시간이 길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부대표의 발언이 길어지며 “아울러…”라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짧게 하세요!”라며 말을 끊었다.
이어 홍 위원장이 “회의는 효율적으로 해야한다. 의사진행 발언을 3분으로 제한하겠다”라고 말하자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미 (정 부대표가 발언을 길게) 다 했잖아. (우리도) 이미 (정 부대표가) 한 만큼은 해야지”라고 말했다. 서 의원도 “당연히 그만큼은 해야지”라며 덧붙였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발언에 앞서 “(발언을) 짧게 하겠다”라고 하자, 옆에 있던 박 의원이 “짧게 하면 안 되지”라고 했고, 서 의원은 “(못 한 만큼) 내가 더 하면 되지”라고 말하며 발언 시간에 대해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의가 시작된 지 40분이 지난 시점에서 홍 위원장이 “이제 시작해야되지 않겠냐”며 상황을 정리하려 했지만, 소속 위원들의 공방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