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대해 “불법적인 요건부터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청와대 현안보고 질의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번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비슷한 경우는 찾기 힘들었고, 과거 더 심각한 사건이 있었다. 야당이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사안”이라며 “과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문체부 공무원들을 사찰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최순실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문체부 공무원 8명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이들을 관리해서 8명 중 5명을 과천으로 보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법원이 무죄로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지방법원은 ‘민정수석실에서 인사검증, 복무점검, 직무감찰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행하는 업무수행 방법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라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며 “이전 정부 때부터 이미 계속 시행돼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반대로 유죄 판결을 받은 부분도 있다. 진보교육감에 대한 성향을 분석했는데, 이 문서 작성으로 실제로 진보교육감에 대해 불이익은 없었는데 서면을 작성했다는 것만으로도 유죄를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며 “앞서의 ‘문체부 블랙리스트’와 다른 점이 있다. (‘교육감 블랙리스트’에는) 개인적인 취약사항이 적혀있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겁박하고 강제하려면 약점을 잡아야하는데, 법원은 이 문서가 그 약점에 해당된다고 본 것”이라면서 “그리고 법원은 문제가 없다고 본 부분도 있다. 공무원 8인에 대한 세평도 미행, 도청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환경부 블랙리스트에는) 출신과 임명경위 등이 적혀 있다. 그러나 개인적 취약사항, 비위사항이 적혀져있지 않다. 그러나 앞의 것(우병우 블랙리스트)에는 당적, 정치적 성향까지 다 나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약점이 없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로 보지 않았다”며 “설사 만에 하나 (환경부 블랙리스트가 청와대의) 지시에 의해 각색됐다 할지라도 법원의 판단에 빗대어보면 블랙리스트가 아닌 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이에 “앞서도 밝혔지만, 청와대는 이를 지시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물론 (지시를) 안 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만에 하나 지시했다 할지라도, 블랙리스트로서의 요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