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바둑대상 시상식에서 시니어 기사상을 받은 조치훈 9단.
‘시니어 기사상’ 수상자는 조치훈 9단이었다. 제5회 대주배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8 시니어바둑리그 KH에너지 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끈 공로가 있었다. ‘불멸의 승부사’ 조치훈은 바둑판 앞모습과 다르게 무대에 오르면 코미디언 저리 가라 하는 입담을 과시한다. 일본에서 평생을 보낸 조치훈은 약간 여성스러운 어투에 맺음말이 어색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그러나 여기에 애교 섞인 조치훈식 개그가 양념으로 들어가면 절로 웃음이 터지며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이번 수상무대에선 “시니어를 한국말로 하면 할아버지, 할머니 이렇게 되잖아요. 나하고 할아버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웃음). 할아버지 하면 서봉수, 서봉수 선배 하면 할아버지죠. 내년(2019년)에 할아버지는 서봉수 선배에게 주고 신진서가 탄 상 중 하나를 노려보겠습니다”라는 코믹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MVP까진 힘들겠죠. 진짜 내년 소원은 신진서 9단에게 한번 이기고, 그게 무리라면 최정 9단에게 한 번 이기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후배 기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냐고 질문하자 “내가 오히려 배워야 해요. 얼마 전에 일본에서 천부배 결승을 봤는데 응원했던 신진서 9단이 져서 너무 슬펐어요. 그래도 우리 후배들 마음씨가 곱고 실력도 좋아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주성 객원기자
2018 바둑대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안국현 9단(기량발전상), 조치훈 9단(시니어 기사상), 조승아 2단(여자 최우수 신인상), 최정 9단, 신진서 9단, 박하민 4단(남자 최우수 신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