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한진칼은 지난해 12월 27일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자녀 조유경, 조유홍 씨 등 3인이 한진칼 주식 1만 5210주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이보다 한달 전 최은영 회장은 한진 주식 1525주를 모두 매각했다. 자녀 조유경과 조유홍 씨도 같은 날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최 회장 일가는 한진 주식 매도로 1억 4500만 원 가량을, 한진칼에서 4억 9500만 원 등 총 6억 4000만 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증권가에선 최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최 회장 일가가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 회장 일가가 한진 지분을 매도한 날 한진 주가는 2년 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4만 원을 웃돌았으며, 한진칼 역시 3만 원대를 회복했다.
11월 15일 3만 2950원이었던 한진은 그 이후 6거래일 간 48.1% 뛰면서 지난 23일엔 4만 8800원까지 올랐다. 26일엔 다소 조정을 받고 전거래일보다 3.89% 내린 4만 6900원에 마감했다.
한진칼의 경우 지난 10월 30일 종가 1만 800원에서 27일 종가 3만 3400원으로 85.6%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개인적인 투자자금이기 때문에 매각 대금 사용처 등은 확인할 수 없지만 시기적으로 최 회장이 실형과 함께 10억 원대 벌금과 추징금을 받은 직후라는 점에서 일부는 이 돈을 메우는 데 사용될 가능성도 일부에선 제기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말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 벌금 12억 원, 추징금 4억 9000만 원을 판결 받고 현재 실형을 살고 있다.
최 회장은 2016년 한진해운이 사실상의 구조조정에 해당하는 자율협약을 신청한다는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두 딸과 함께 보유한 주식을 모두 팔았다. 당시 최 전 회장 모녀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매도로 회피한 손실은 약 10억 원에 달한다.
당시 재판부는 최 회장에 대해 “7년간 대표로 한진해운을 경영했고 자신과 자녀 명의로 다량의 주식을 보유해 사실상 한진해운의 내부자 지위에 있던 피고인이 일반투자자 모르게 은밀한 방법으로 주식을 양도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회장의 혐의에 대해 “시장경제 질서의 근간을 흔든 중대한 범죄”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2016년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최 회장이 한진해운을 부실경영했다는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 회장이 한때 국내 1위, 세계 7위의 한진해운 경영일선에서 경영 지휘와 경영수업을 병행한 점을 회사 부실 경영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편, 관세청은 한진그룹 고가 명품 밀수 혐의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한진가 모녀 3명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특히, 한진칼을 둘러싼 지분 확보 구도에서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늘어난 반면 조양호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소폭 감소했다. 최 회장 일가를 비롯해 한진 세 모녀가 한진가 우호 세력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경영권 분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와 증권가에선 최 회장 일가가 한진 경영 전반에 배제된 대가로 주식거래를 보상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