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며 승승장구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이들은 기존 점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메뉴 개발과 같은 시도를 통해 불황 속에서도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 | ||
메뉴를 재정비하고 영업시간 연장, 종업원 감축 등 다방면에서 안간힘을 써보지만 절반 이상 뚝 떨어진 매출은 쉽사리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삶의 터전인 가게 문을 닫을 수는 없는 일. 어디 매출을 쑥쑥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전쟁에 영웅 나고 불황에 거상 난다’는 말이 있듯이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성공창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들의 특별한 노하우를 잘 활용해 위기상황에서 탈출해보자.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곧이어 음식값, 상품 가격이 덩달아 오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소비자들이 100~200원의 가격인상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토로하기 때문이다. 메뉴와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없게 되면 차선책으로 원가, 즉 재료값 줄이기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식탁 위에 오르는 야채의 가짓수가 그 전보다 줄어들었다는 것,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 중 빠진 것이 무엇인지 소비자들은 귀신같이 알아낸다. ‘그 집 음식 맛이 바뀌었더라’는 입소문이라도 퍼지게 되면 기다리는 손님은커녕 점포 안을 날아다니는 파리만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에 베테랑 자영업자들은 ‘어려울수록 더욱더 정도(正道)를 지킬 것’을 주문한다.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메밀국수전문점 ‘행촌’은 42㎡(13평) 점포에서 하루 평균 매출이 110만 원을 넘어서는, 작지만 강한 음식점이다. 메뉴 가격이 4000~5000원 정도니 하루에 200명 이상의 손님이 방문한다는 얘기다. 주웅택 대표는 매장에서 매일 직접 만드는 육수에 성공 비결이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메밀 전문점들은 진한 원액을 8 대 1 정도로 물에 희석시켜서 내놓는데 그렇게 되면 깊은 맛이 사라져 어느 곳에서나 먹을 수 있는 특징이 없는 육수가 될 수밖에 없다. 가쓰오부시 멸치 다시마 감초 계피 생강 등 자연산 식자재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야 맛도 살리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중국음식전문점 ‘뮬란’도 품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매출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곳은 화학조미료인 MSG가 들어가지 않은 소스를 개발, 모든 메뉴에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유태 상무는 “새로운 소스를 사용한 후 매출이 30% 이상 상승했으며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90% 이상이 만족을 나타냈다”며 “어려울수록 전문성을 더욱 높여야 손님을 붙잡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메뉴를 도입해 좋은 결과를 얻는 곳도 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카페띠아모’는 커피 음료 샌드위치 등을 추가하면서 계절적 편차가 큰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잡는 데 성공했다.
서비스 업종도 메뉴 복합화에 나섰다. 체형관리전문점 ‘요피웰리스’는 핫요가와 피부관리를 동시에 실시, 시간대별로 고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는 주부들이, 저녁 7시 이후는 직장인들이 요가수업을 듣고 요가 수강생이 없는 12시~3시 사이에는 피부관리를 위한 손님들이 찾는다고 한다. “요가와 피부관리 손님이 다른 서비스를 추가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 메뉴 복합화를 통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원투수’를 투입해 주 메뉴의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숯불갈비전문점 왕대감왕갈비는 갈비에 와인을 함께 제공하는 세트메뉴를 출시, 부부나 연인이 많이 찾으면서 매출이 부쩍 늘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와인 판매로 인한 부수입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갈비전문점 송추가마골 역시 와인을 도입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고기 주문 손님에게 와인을 한 잔씩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고기 추가 주문을 유도한 것. 이곳 역시 와인과 갈비를 접목한 메뉴의 월 매출이 1억 원을 넘는다고 한다.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테이크아웃 전문점과 슈퍼마켓, 편의점과 같은 점포들이 최근 홀과 배달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익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상권 먹자골목에서 커피전문점 ‘카페리코’를 운영하고 있는 김진기 씨도 한가한 오후 시간에는 직접 배달에 나서고 있다. 그는 “편의성을 높이면 단골손님이 늘어난다”고 귀띔했다.
창업전문가들은 변화를 시도할 때는 보다 철저한 사전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어울리지 않는 메뉴의 조합은 자칫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뉴나 판매 방식의 변화가 곧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변화를 시도하되 전문성을 잃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