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재판에서 친형 고 이재선 씨의 2013년 교통사고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재명=연합뉴스.
[일요신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직권을 남용해 친형인 고 이재선 씨를 강제 입원시킨 혐의 등으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친형 이 씨의 과거 교통사고가 자살시도에 의한 고의로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고 당시 이 씨는 자신의 부인에게 죽으러간다고 연락을 한 뒤 교통사고를 냈다고 경찰에 진술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씨 측이 사고 원인을 둘러싼 증언을 번복하는 등 사고 전 정신질환 증세가 있었을 가능성마저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검찰은 공소장 등을 통해 이 씨가 이 사고 이후 후유증으로 우울증 등 정신병을 앓기 전까지 정신질환으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이 지사 측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등 이 씨가 사고 이전에도 정신질환 증세가 심각했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사고경위도 검찰은 졸음운전에 의한 단순 교통사고로, 이 지사 측은 조울증 등에 의한 자살시도 및 고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씨의 교통사고 공방이 재판에 영향을 줄 스모킹 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경찰의 의견서와 기록 등에 따르면, 2013년 3월 16일 이재선 씨는 본인 소유의 카렌스 승용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평택시 포승읍 신영리 소재 평택항만 도로상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업무상 과실로 맞은편에서 마주오던 피해자 A 씨의 2.5톤 화물차량 좌측을 충격하여 2주간의 상해를 일으켰다. 이 씨 본인도 사고처리 과정에서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안전벨트 착용과 시속 5~60km 미만 등으로 큰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2013년 5월 7일 이 씨를 중앙선 침범 과실로 불구속 약식 기소처리했다. 이 씨는 사고 진술 과정에서 회사와 가정일로 피곤이 누적되어 졸음운전을 해 벌어진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자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 고 이재선 씨의 2013년 사고당시 진술 내용이 담긴 모습.
다만 회사일과 가정문제가 겹쳐 스트레스를 받아 참을 수가 없었다며, 부인에게 속이 상해 기분대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의 부인 박 씨 역시 이 씨가 졸음운전을 했을 뿐 정실질환에 의한 자살시도나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박 씨는 2014년 남편 이 씨에 대해 작성한 정신병원 입원기록에서 2012년부터 우울한 모습이 관찰되었으며, 매일 죽고 싶다는 말을 반복하다 2013년 3월 16일 교통사고 당일 자살시도를 했다고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서 부상으로 입퇴원을 반복했다는 점도 포함되었다.
최근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7월 경기분당경찰서에서 박 씨가 조사과정에서 제출했다는 이 씨의 생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선 이 씨의 교통사고 당시와 비슷한 시점에 자살시도를 했다는 내용이 대화에 담겨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5일 ‘뉴스1’은 이 씨의 요양급여내역 압수자료를 공개하고 교통사고 3일전인 2013년 3월 13일 용인의 한 정신과의원에서 우울증 관련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이 지사가 정신질환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는 이 씨에 대해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도록 지시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앞서 공소장에서 언급한대로 이 씨의 정신질환 상태를 해당 교통사고를 근거로 제시한 만큼 자살시도 및 고의사고 여부에 따라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혐의 기소 적법성 등 치열한 법정 공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이 지사의 첫 재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을 시작으로 △검사 사칭 △대장동 허위 선거공보물 혐의 △친형 강제 입원 등 14일과 17일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이 지사의 재판은 속행으로 병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