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이후 황의조와 포옹하는 이청용(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일요신문] ‘게임 체인저’ 이청용이 후반 교체투입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청용은 지난 7일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차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약체 필리핀을 상대로 고전했다. 필리핀은 기본적으로 5백을 구사하며 때론 7명의 선수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한국은 이들을 뚫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을 0-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다소 답답한 흐름은 마찬가지였다. 후반 13분에는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기성용이 부상으로 걸어나갔다. 첫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이청용이 있었다. 이청용은 후반 19분 구자철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파울루 감독이 꺼내든 사실상의 첫 번째 교체카드였다. 앞선 기성용과 황인범의 교체는 부상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된 이청용은 투입 3분만에 골장면에 관여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측면의 이용에게 내줬다. 상대 수비 사이로 들어간 이청용은 다시 공을 건네받아 공간을 파고드는 황희찬에게 절묘한 패스를 건넸다. 황희찬의 크로스가 황의조의 골로 연결됐다.
이청용은 교체 투입이후 단 3회의 볼터치만에 결정적 패스를 만들어냈다. 답답한 흐름으로 이어지던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K리그 FC 서울에서 활약하던 10대 시절부터 줄곧 측면에서 활약하던 이청용은 30대로 접어든 현재 중앙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럽 이적 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이청용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2 보훔 소속으로 나선 11경기 중 7경기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오른쪽 측면에는 3경기, 왼쪽에선 1경기에 나섰다. 11경기에서 기록한 4도움은 모두 중앙에 섰을 때 나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청용은 중앙으로의 보직 변경과 함께 안정을 되찾고 있다. 당초 잉글랜드에서 독일로 전격적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이청용은 보훔과 1+1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보훔으로서도 오랜기간 경기에 꾸준히 나서지 못한 30대 공격 자원에 대해 믿음이 부족한 듯 했다.
하지만 이청용은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새로운 포지션에서도 가능성을 선보였다. 보훔은 최근 이청용과 2020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