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고성준 기자
[일요신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일 오후 필리핀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경기로 아시안컵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감독으로 활동했고 포르투갈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기도 했으나 아시안컵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조국 포르투갈을 지휘하던 시절 유로 2012와 2014 월드컵 등 2개의 메이저 대회에 나선 경험이 있다. 당시 포르투갈은 각각 4강 진출과 16강 진출 실패라는 상반된 결과를 냈다.
메이저 대회 데뷔 무대였던 유로 2012에서 벤투 감독은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포르투갈을 비롯해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가 포함된 ‘죽음의 조’에 편성돼 있었기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독일에게는 0-1 패배를 당했지만 덴마크와 네덜란드를 상대로는 각각 3-2, 2-1 승리를 거뒀다.
벤투 감독은 상대방에게 점유율은 내줬지만 더 많은 골 기회를 만들어내는 실리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컨디션이 살아난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활약이 돋보였다. 호날두는 이날 홀로 두 골을 넣었다.
이어진 체코와의 8강전에서도 호날두의 골로 4강에 진출했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체코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벤투 감독의 여정은 준결승에서 멈췄다. 당시 세계 최강의 위용을 자랑하던 스페인을 만났다. 이들은 90분 정규 시간과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이 승리했다. 포르투갈은 이 대회 우승팀이었던 스페인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으며 선전했지만 승부차기 실축에 울어야했다.
벤투 감독의 두번째 도전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이었다. 본선 진출 과정에서 스웨덴과의 극적인 플레이오프를 거쳤지만 막상 본선에서는 웃지 못했다. 조별예선 1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치르던 도중 베테랑 수비수 페페가 상대에 폭력에 가까운 박치기를 선보였다. 결국 페페는 퇴장을 당했고 1명이 부족했던 포르투갈은 0-4 대패를 당했다.
이어진 미국전에서 2-2 무승부, 가나전에서 2-1 승리로 최종 1승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밀리며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벤투 감독으로선 페페의 일탈행위와 대회전 부상으로 좋지 않았던 호날두의 컨디션이 아쉬울법 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지난해 벤투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며 “유로 2012 4강 성적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벤투 감독은 유로,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에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다. 그가 감독 커리어 중 세 번째로 참가하는 메이저 대회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많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