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등이 2017년 7월 경찰청 앞에서“범죄수익을 환수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IDS홀딩스피해자연합회, 무궁화클럽, 정의연대, 개혁연대 등은 10일 오후 경찰청을 방문해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IDS홀딩스는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환율 변동을 통해 수익을 내는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면 1~10% 이자에 원금보장을 약속하며 1만 2000여 명으로부터 1조 1000억 원에 육박하는 돈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실제로 신규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선투자에게 지급하는 ‘돌려막기’ 식 사기 수법이 동원됐다.
주범인 IDS홀딩스 대표 김성훈 씨는 2016년 9월 구속 기소돼 2017년 12월 특경법상 사기와 방문판매업법 위반으로 징역 15년 형을 확정 받았다. IDS홀딩스 사건으로 구속 중인 사람들은 김 씨를 포함해 25명이다. 지점장 14명은 사기방조와 방판법 위반으로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징역 5년형에서 10년형을 확정 받았다.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등은 주범인 김성훈 씨 등이 범죄수익은 은닉 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사기로 재판을 받는 중에도 구치소에서 만난 강도 사기 전과를 가진 한 아무개 씨에게 범죄수익을 은닉한 사실이 적발됐다. 결국 한 씨는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IDS홀딩스의 2인자로 불리는 강 아무개 씨는 2년간 도피를 하다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체포돼 한국으로 송환됐다. 그런데 강 씨는 2012년 4월부터 우즈베키스탄에 농장과 공장을 가진 M사의 회장이자 사내이사였다. M사의 감사 배 아무개 씨는 IDS홀딩스의 전산담당이었다. 피해자연합회는 이런 사정에 비추어 강 씨가 M 사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보고 이를 IDS홀딩스의 범죄수익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강 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체포될 당시 M사 대표와 함께 있었다. 피해자연합회는 “사정이 이렇다면 M 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범인도피의 여부와 범죄수익은닉의 여부를 조사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범죄수익은닉과 관련한 정황은 또 있다. 피해자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한 제보자가 김성훈 씨 물류창고에 수백억 원의 범죄수익을 숨긴 것을 검찰에 제보했고 김 씨의 파산관재인에게 제보했다. 그런데 오히려 은닉재산을 도피시킬 기회만 주었다는 지적이다. 피해자연합회는 지난 2일 새벽 5시쯤 물류창고에 수상한 차량 여러 대가 나타나 은닉재산으로 추정되는 물건들을 반출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연합회는 IDS홀딩스 은닉재산 추적의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판사 검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꼬집었다. 2012년 조희팔 씨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던 중 김 아무개 부장검사가 조 씨 측근으로부터 2억 7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것이 발각됐다. 결국 김 부장검사는 결국 징역 7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연합회는 “경찰에 범죄수익을 은닉한 자들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다. 경찰은 철저히 수사해 IDS홀딩스 사기사건의 배후를 철저히 밝히고 은닉재산환수라는 피해자의 염원을 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