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한 남양주 시장이 12월 19일 왕숙지구가 제3기 신도시로 선정되자 긴급현안회의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남양주시
[일요신문] 3기 신도시 발표에 남양주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경기도 과천, 남양주, 하남, 인천 계양에 100만㎡ 이상의 대규모 택지를 조성해 12만 2000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3기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3기 신도시는 지난 2003년 2기 신도시 건설계획 이후 15년 만에 나오는 대규모 주택공급 정책이다.
이 중 남양주에 나머지 3곳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6만 6000가구 규모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규모로만 따지면 과반 이상을 차지한 남양주에 이번 신도시 계획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당과 판교를 품은 성남이 손꼽히는 도시로 변모했듯 남양주시민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왕숙신도시가 분당을 뛰어넘는 자족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왕숙신도시가 분당, 판교 같은 자족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이뤄내야 할 조건이 있다. 일자리, 교통, 문화, 의료, 교육 인프라 구축이다. 6만 6000가구라는 거대한 주거단지가 단순 베드타운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남양주시는 일자리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왕숙신도시는 경제지구와 문화예술지구로 구분해 개발된다. 경제지구의 기업용지는 판교 1테크노밸리의 2배에 해당하는 140만㎡의 부지를 확보하고 입주기업엔 취득세와 재산세 등을 감면해준다. 남양주시는 IT, 미래형 자동차 등 첨단 분야 기업을 유치해 분당, 판교에 버금가는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예술 지구는 왕숙천의 경관을 활용한 관광아이템 개발과 문화예술마을, 카페거리, 컨벤션센터 등을 조성해 인근 하남, 구리는 물론 서울시민도 찾아오는 문화쉼터를 구축한다.
워라밸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주거와 일자리 간 근접성을 확보하고 대형병원 유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자족도시를 기대해 볼 만하다.
다만 남양주는 아직 교통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다산신도시의 교통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수도권광역철도(GTX) 중 유일하게 남양주와 인천 송도를 잇는 GTX B노선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조광한 시장은 오히려 남양주가 수도권 철도, 교통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가 신도시 발표를 통해 선교통-후개발을 선언한 만큼 GTX B노선은 확정된 것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왕숙신도시에는 GTX B노선과 경의중앙선 역사, 수석대교 신설 등은 물론 수도권 4호선, 8호선의 연장, 6호선과 9호선의 연장 등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해석이다.
이런 자신감의 이유는 3기 신도시 건설이 정부의 주거, 일자리, 교통, 문화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국가적 사업이라는 것이 첫 번째고 또 다른 이유는 조 시장의 정무적 능력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조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신도시 후보지 유출사건이 터졌을 때 자신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전화해 남양주가 신도시에 적합하다고 설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장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