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되는 불경기에 서민들의 외식공간으로 각광받는 돼지고기 전문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 ||
길거리에 나가면 가장 많이 보이는 음식점 중 하나가 삼겹살과 돼지갈비 전문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돼지의 부위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이 바로 삼겹살과 갈비이기 때문이다. 양돈자조금관리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식 때 가장 즐겨먹는 돼지고기 요리 1위가 삼겹살, 2위가 돼지갈비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삼겹살의 경우 숙성 방법과 곁들여 먹는 재료, 굽는 방식을 차별화해 꾸준히 성장해왔다. 독특한 숙성법은 웰빙 재료를 사용해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는 방식을 말한다. 와인에서 된장 허브 벌꿀 매실 과일즙 복분자 한약재 등 점점 다양한 숙성 방법이 등장했다. 이와는 달리 묵은지와 떡피, 특별한 소스 등 곁들여 먹는 재료를 차별화하는 고깃집도 나타났다. 또 솥뚜껑 볏짚 숯가마 등에서 고기를 구워내는 독특한 구이방식도 인기를 끌었다.
돼지갈비의 경우 그 성장과정이 삼겹살과 조금 다른 형태를 보인다. 삼겹살이 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규모로 창업이 이루어졌다면, 돼지갈비는 화로구이 방식의 등장과 함께 건물 전체를 고깃집으로 활용하는 대형 점포 형태의 창업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형 점포는 상권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결국 외식 시장에서 돼지갈비 전문점은 대형화하는 대신 그 수가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양념된 형태로 제공되는 돼지갈비는 굽는 과정에서 불판을 자주 갈아줘야 하므로 삼겹살에 비해 숯불을 관리하고 석쇠를 교체하는 인건비 부담이 크고, 비슷한 형태의 소갈비에 비해서는 단가가 싸서 마진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벌구이와 교체가 불필요한 특수 불판 등을 사용해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음식점이 등장하면서 돼지갈비 전문점이 소비자와 창업자들에게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 점포는 일반 고깃집처럼 생고기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초벌구이를 통해 80% 정도 익힌 고기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나머지 20%는 테이블 위 불판에서 다시 한 번 익혀먹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절약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달콤한 양념의 돼지갈비는 삼겹살에 비해서 술안주로는 약하다는 인식이 강해 오피스 상권에서는 추가 주문이 적다는 게 단점이다. 반대로 주택가 상권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해 가족 단위의 외식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겹살 또는 돼지갈비를 주 메뉴로 하는 돼지고기 전문점 창업을 결심했다면 무엇보다 양질의 원재료 수급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 최상품 원재료를 사용하면 맛에 대한 고객만족도는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치·된장 뚝배기 등 밑반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따라서 초보 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택하는 것이 안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원재료 수급과 맛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굳이 체인점 창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장사가 잘 되는 집에서 맛내는 비법, 식재료 구입 방법, 인력 및 고객 관리 노하우 등을 전수받아 창업하는 전수창업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돼지고기 전문점은 고객층에 따라 입지를 달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족단위 고객이 타깃이라면 주차 편의성이 좋고 주택가를 배후에 둔 상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택가 상권에서는 평일 매출보다 주말 매출이 상승하는 것이 특징이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사무실 밀집지역을 택하는 것이 좋다. 이곳은 주택가와 반대로 주말 매출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식사 메뉴를 강화해 점심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한다면 대학가 상권이 적당하다. 단 이곳에서는 가격경쟁력과 양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전문점 창업에 1층 매장이 실면적 기준으로 82.5㎡ 이상인 경우가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1억 5000만 원 정도의 투자금액을 생각한다면 1억 원 정도를 점포구입에 투자하고, 나머지 5000만 원을 인테리어와 시설 등 점포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투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창업자가 직접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익은 장사가 잘 되는 돼지고기 전문점의 경우 하루 매출이 80만~100만 원선으로 월 25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450만~500만 원 정도가 순수익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