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루살렘 성전 서쪽 옹벽 일부는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유대교의 최고 성지다. 황금빛 돔의 ‘바위사원’은 옛 시가지에서 가장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이스라엘관광청. |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각자 자기들의 성지로 주장하는 이곳은 비록 한 변의 길이가 1km쯤 되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총면적이 1km²에 불과한 지역이지만 이 좁은 지역에서 다윗과 솔로몬, 예수, 마호메트를 동시에 만난다. 옛 시가지에서는 전 세계 3대 종교의 성지를 비롯해 220여 개의 역사적인 기념물을 만날 수 있다.
예루살렘이라는 명칭은 ‘준비된 평화’라는 의미라고 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예루살렘의 역사는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기원전 1000년경 다윗이 예루살렘을 점령한 이래 예루살렘의 역사는 그야말로 전쟁과 대립으로 점철되어 있다. 바빌로니아와 이집트, 페르시아, 로마가 휩쓸고 지나간 곳에 다시 이슬람이 둥지를 틀었고 7차례에 걸친 십자군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오스만터키가 지배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예루살렘은 동쪽은 요르단령, 서쪽은 이스라엘령이 되었지만 아랍 민족과 이스라엘 간에 4차례에 걸친 전쟁이 끝난 후 동쪽 지역도 이스라엘의 점령지가 됐다. 그러나 아직도 예루살렘은 세계 주요 분쟁지역의 하나이기도 하다. 인간의 욕망과 갈등으로 지구상 가장 성스러운 지역이 파괴될지도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예루살렘 옛 시가지가 1981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고 다음해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1호로 지정된 것도 이런 때문일 것이다.
▲ 기독교 최고의 성지인 ‘성묘교회’. | ||
찬란한 황금빛 돔 때문에 옛 시가지 전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바위사원은 이슬람교의 3대 성지 중 하나다. 7세기에 건립된 사원 안에는 아브라함이 외아들 이삭 대신 양을 바칠 때 썼던 바위이자 예언자 마호메트가 승천할 때 밟았다는 성스러운 바위가 모셔져 있다.
그런가 하면 예루살렘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골고다 언덕이 있어 기독교인들에게도 무척 중요한 곳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자리에 세워졌다는 성묘교회는 기독교 최고의 성지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걸었다는 길, 최후의 만찬을 베풀었던 장소 등도 신성시되기는 마찬가지다.
예루살렘 성전 서쪽의 옹벽 일부는 ‘통곡의 벽’이라고 불리는 유대교의 최고 성지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솔로몬왕은 예루살렘에 장엄하고 아름다운 성전을 세웠다. 그 후 성전은 전쟁 등으로 파괴되었으나 헤로데스 왕이 예수 그리스도 시대에 재건했다. 그러나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진 뒤 로마군은 예루살렘을 공격해 많은 유대인을 학살했으며, 이 같은 비극을 지켜 본 이 성벽이 밤이 되면 통탄의 눈물을 흘렸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원래 요르단 측에 속했던 통곡의 벽은 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로 넘어왔다. 유대인들은 지금도 이곳에서 소원이 적힌 쪽지를 벽의 돌 틈새로 끼워 넣어가며 기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