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보는 정의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한때 당 한 축을 형성했던 유 이사장이 탈당 후 범진보 진영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올라서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고성준 기자
신장식 당시 정의당 사무총장은 지방선거 다음 날인 6월 14일 당원 게시판에 유 이사장 탈당과 관련해 “이정미 대표에게 정치에서 한 걸음 더 멀어지고 싶다는 이유를 밝혔다”고 전했다.
유 이사장이 당적을 포기한 것은 2012년 진보 통합(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에 참여한 후 처음이다. 진보통합이란 정치적 승부수의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탈당 후 정치비평 방송에서도 하차한 유 이사장은 돌연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수락했다. ‘탈당→방송하차→이사장직 수락’의 연결고리는 확인되지는 않지만, 정치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민주당과 구상을 하고 탈당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유 이사장은 정의당 양대 축인 민족자주파(NL)와 민중민주파(PD)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은 참여계 출신이다.
유 이사장이 정의당과 거리를 둔 이후 몸값은 되레 뛰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유 이사장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차지하면서 ‘대망론’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당 핵심인 심상정 의원은 유 이사장 탈당에 대해 “정의당으로선 큰 손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 이사장은 정계복귀설이 끊이지 않자, 1월 7일 노무현재단을 통해 공개한 팟캐스트 방송 ‘고칠레오’에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다 을(乙)이 되는 것”이라며 “저만 을이 되는 게 아니라 제 가족도 다 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 9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보수 논객’으로 활동 중인 정두언 전 의원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결국 대선에 뛰어들 것”, “(일단 부인하는 게) 대권의 정석”이라고 각각 주장했다.
정의당 내부에서도 유 이사장의 정치 복귀를 조심스럽게 점치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할지는 미지수다. 그간 유 이사장도 민주당에 대해 “산을 들 만큼 힘이 있는데 힘이 있는 줄 모른다. 못 미덥다. 또 저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안 간다”고 말한 바 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