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에서 공영방송 장악 저지 피켓 시위를 하던 중 본회의장으로 향하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나서 저지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손 의원은 이 글에서 “4개월간 부모님께 연락 한 번 안 하다가 별안간 유튜브에 나타나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다.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거다. 신재민에게 가장 급한 건 돈”이라며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신재민이 기껏 들고 나온 카드는 불발탄 2개다”라고 주장했다. 이 글은 인신공격 논란이 일다가 하루 만에 삭제됐다.
글을 지운 것을 두고 다시금 논란이 되자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또 다른 글을 올렸다. 4일 손 의원은 “신재민 씨 관련 글을 올린 이유는 순수한 공익제보자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신 씨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 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의 말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으로서 품격이 없는 말이었다’, ‘본질과 관계 없는 말을 과하게 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손 의원의 막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너무 편한 전임 감독하시는 거 아니냐’는 말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 같은 논란에 일각에서는 ‘손 의원 지역구인 마포을에 마가 꼈나’는 말도 돌았다. 손 의원뿐만 아니라 마포을에서 당선된 전임 국회의원들이 특히 말로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의원이였던 손혜원 의원 전임으로 19대 국회의원이였던 정청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역시 구설수 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의원이 ‘3공 정신’을 언급하자 정 전 의원은 “공개, 공정, 공평도 중요하지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해 파문이 일었다.
문재인 당시 새정치연합 대표도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 윤리심판원에서 당원 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았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 2014년 북한 무인기로 한창 뜨거울 때 정 전 의원은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해 파문이 일었다.
이를 두고 김진태 의원과 소셜미디어 막말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미치도록 친북이 하고 싶다. 대한민국 정부가 하는 건 다 조작이다-정청래 생각’이라며 ‘너의 조국으로 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정 의원은 다음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진태 의원, 미치도록 감방에 가고 싶나? 너의 안식처 감방에 보내주마’라며 ‘깐죽대는 너의 입을 원망해라. 법대로 처리해줄 테니 너의 감옥으로 가거라’고 말해 막말 공방을 이어갔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으로 마포을에서 당선된 강용석 당시 한나라당 의원도 막말하면 빠질 수 없다. 2012년 강 의원은 트위터에 “X발, 세상 X같다. 인생 사십 넘게 살아보니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부모 잘 만나는 것이다. 부모 잘 만난 박근혜 못 쫓아가”라며 “나는 홍준표가 X나게 불쌍해. 나보다 더 못난 부모 만나 세상 치열하게 살면 뭐해. 박근혜가 잡으니까 공천 못 받을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강 전 의원은 “X바 4선에 대표까지 했는데도 서울 국회의원 하다보니 간당간당 존X 눈치나 보고”라고 욕설을 섞은 소셜미디어 글로 화제가 됐다.
2000년 마포을에서 당선된 박주천 전 한나라당 의원도 막말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2003년 한나라당 당직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개구리가 닮은 점 다섯 가지’를 들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당시 네티즌들은 한나라당 홈페이지로 찾아가 바퀴벌레, 아메바, 구더기 등을 들어 ‘혐오생물과 한나라당의 공통점’ 시리즈를 이어간 바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