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선거관리위원회 검찰고발에 2018년 5월 18일 이천시장 엄태준 후보가 혐의를 전면부인하고 선관위의 선거중립을 요구한 보도자료
[이천=일요신문] 유인선 기자 = 엄태준 이천시장(더불어 민주당, 55)이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10일 검찰은 공직선거법(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엄 시장에게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이를 두고 이천 시민 사회 일각에서 재판과정에서 보인 엄 시장의 행위가 ‘이천 시민을 우롱한 처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엄 시장은 예비후보시절 이천시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자신을 검찰에 고발하자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강력 반발했다.
이천선관위는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난 2018년 5월 18일 엄태준 예비 후보를 공직선거법(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엄 후보는 동년 1월 4일 민주당 관계자 12명에게 총 174,000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해 공직선거법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를 위반했으며, 해당 혐의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특정인을 통해 조사 시 식사비용을 갹출한 것으로 진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엄 후보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선관위의 검찰고발 내용을 강하게 반박했다.
엄 후보는 “이천선관위의 보도자료 배포 행위는 ‘피의사실 공표행위’로 형법 제126조 위반이며. 선거를 코앞에 두고 보도 자료를 배포한 것은 공정한 선거관리를 해야 하는 선관위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맞섰다.
그는 “2018년 1월 4일의 모임은 그동안 있었던 읍·면·동 협의회장들 사이에 불협화음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고, 본인이 현금이 없어 협의회 사무국장에게 자신의 카드를 주고 결제를 하였고, 이후 참석자들로부터 현금 15만원을 되돌려 받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엄 시장은 지난 10일 여주지원 형사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혀, 지난해 5월 18일 자신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주장을 번복했다.
이어 “경위야 어떻든 공직선거법에 어긋나는 기부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는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이천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문제는 엄 시장의 이러한 행위가 이천시민을 대표하는 단체장으로서 갖춰야할 도덕성에 심각한 치명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 A씨(남, 52세)는 “엄 시장은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할 것이 아니라 먼저 시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이천시 최고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 논란에 휘말린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SNS 등을 통해 ‘부도덕적 행위에 결코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요’, ‘거짓말 하신 분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등의 글을 남겼다.
또한, 재판 당일 벌금 100만원을 구형받은 엄 시장이 법원 현관을 나서자 이십 여명의 지지자들이 축하한다며 악수를 나누고 함성과 함께 박수를 쳐 비난을 키웠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 벌금 1만원만 나와도 법을 어긴 범법자인데 100만원 벌금 구형에 박수치고 환호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 더욱이 참석자들은 지역에서 모범을 보여야할 인물들로 아는데 부끄러운 줄이나 아는지 모르겠다”며 비난했다.
이어 “엄 시장이 당시 식사비용을 갹출한 것으로 입을 맞추고, 거기에다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시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연출한 것은 심각한 범죄 행위”이며 “이는 수많은 이천 시민들을 우롱한 처사”라고 언성을 높였다.
지역정가에선 ‘시민을 상대로 거짓말 기자회견까지 한 행태에 비해 검찰의 구형량이 너무 낮은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엄 시장에 대한 선고공판이 1월 3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가운데 앞으로 나올 선고형량을 두고 지역정가는 물론 이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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