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과 손예진의 ‘미국 목격담’이 새해 연예계를 흔들었다. 두 사람이 미국의 한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쳤다는 내용을 담은 목격담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국내서도 화제가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우 신민아와 김우빈이 호주에서 함께 여행하고 있다는 목격담은 사진까지 더해져 더욱 빠르게 확산됐다. 유명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중계되는 SNS 세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지만 이런 목격담 가운데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루머의 근원지로 이런 목격담이 자주 지목받는 이유다.
# 현빈·손예진, 미국서 골프 치고 부모님과 식사
현빈과 손예진이 1월 10일 열애설에 휩싸였다. 톱스타들인 만큼 이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목격담 내용은 미국에서 두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치는 모습을 봤다는 것. 온라인 게시판에 등장한 이 목격담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함께 골프를 친 것은 물론 손예진의 부모가 함께한 자리에서 같이 식사도 했다. 미국 동반 여행은 물론 부모 동행 내용을 담은 목격담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삽시간에 퍼졌다.
영화 ‘협상’ 홍보 스틸 컷
이에 대한 양측의 반응은 신중했다. 목격담이 확산되고, 곧이어 이를 전달하는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자 차례로 입장을 내놨다. 같은 시기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양쪽 모두 인정했다. 다만 현빈 소속사는 “해외 일정으로 인해 미국에 가 있는 것은 맞지만 손예진과 함께한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손예진 소속사도 비슷하다. 평소 혼자서도 여행을 즐기는 성격답게 마침 일정이 없어서 미국으로 혼자 여행을 갔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손예진 부모님이 미국에서 현빈과 식사를 했다는 내용도 있는데, 부모님은 지금 한국에 계신다. 어디서 그런 소문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고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현빈과 손예진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 번 시작된 열애설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작업해, 지난해 9월 개봉한 영화 ‘협상’을 알리는 과정에서 함께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이 마치 ‘열애설 증거’인 양 그럴듯하게 포장돼 확산되기도 했다.
연예인 목격담을 향해 대중이 이렇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그동안 비슷한 사례를 통해 연예인들의 비밀스런 관계가 드러난 경우가 종종 벌어진 탓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배우 송혜교·송중기 부부가 연인 사이를 공표하기 전 함께 발리에 갔다는 현지 목격담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에도 양측은 함께 가지 않았다고 적극 부인했고, 연인 사이란 사실도 알리지 않았지만 이런 해프닝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장 결혼을 발표해 대중을 놀라게 했다.
비슷한 사례는 더 있다. 6년째 교제하고 있는 윤계상·이하늬 커플도 비슷한 경우다. 이들의 관계가 대중에 공개되기 전 먼저 등장한 것도 목격담이다. 함께 발리로 여행을 떠났다는 내용을 담은 목격담이 등장해 둘의 관계가 처음 주목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연인 사이임이 밝혀지면서 목격담의 신빙성을 높였다.
# 투병 중인 배우의 복귀설까지 ‘목격담’ 통해 확산
‘반신반의’하면서 지켜본 목격담이 훗날 사실로 드러나면서 더 큰 폭발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왔다. 때문에 목격담을 그저 확인되지 않은 ‘설’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의견도 힘을 얻는다. 현빈과 손예진의 목격담을 두고 누리꾼들이 관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 ‘혹시’라는 호기심이 계속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 이런 목격담은 엉뚱한 피해자를 만들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을 양산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최근 연예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루머’ 양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도 많다. 2차, 3차 피해를 막기 위해 목격담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김우빈·신민아 호주 데이트 목격담과 함께 공개된 사진.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배우 김우빈은 최근 연인 신민아와 호주에서 여행하는 모습이 목격담과 사진을 통해 전해졌다. 공개 연인 사이인 이들 커플의 여행이 특별한 건 없지만 김우빈이 2년째 비인두암 투병으로 인해 공개적인 활동을 멈춘 상황이란 사실을 고려하면 두 사람의 동반 여행은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공교롭게도 그보다 앞서 김우빈은 절친한 동료인 연기자 이종석과 하와이에서 여행을 했다는 목격담까지 전해진 상태. 2년간 모습을 감춘 김우빈을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최근 잇따라 나오는 목격담이 그럴듯한 ‘근거’로 둔갑해, 연예계 복귀설로 이어졌다.
정작 김우빈 측은 복귀 여부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소속사 관계자는 최근 김우빈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쏟아지자 “아직은 치료에 전념해야 할 시기인 만큼 연기활동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목격담을 통해 스타들의 열애설이 퍼지는 것을 넘어서 심지어 투병 중인 스타의 복귀까지 기정사실로 해 버리는 분위기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목격담 피해 사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명인에겐 치명적일 수 있는 루머에 휘말리게 만드는 계기로도 작용한다. 지난해 나영석 PD와 배우 정유미를 둘러싼 루머가 대표적이다. 나영석 PD가 ‘윤식당’을 함께한 정유미와 각별한 사이라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지라시가 유포됐다. 출처 확인조차 되지 않은 이 루머에는 마치 이들을 목격한 듯한 뉘앙스를 담은 내용이 더해져 더욱 빠르게 확산됐다. 양측은 즉각 “사실 무근”이라고 반발했고, 유포자를 찾는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젠 매니지먼트사들의 대응도 발 빠르다. 목격담을 그대로 두기보다 사실이 아닐 경우 분명한 해명을 내놓아 루머 확산을 막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