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과 단백질로 구성된 참치 샌드위치는 생체시계를 움직이는 데 가장 좋은 아침식사다.
#최강 아침식사는 참치 샌드위치
“시간영양학에서 본, 완벽한 아침식사는 참치 샌드위치다.” 와세다대학의 시바타 시게노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참치캔에 많이 사용되는 어종은 가다랑어다. 노화를 방지하고 두뇌개발, 성인병 예방 등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성분이 풍부한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포인트는 “생선의 영양 흡수율이 아침에 높다”는 사실이다. 시바타 교수는 “생선의 효능을 제대로 누리려면 아침에 섭취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가다랑어를 추천한 이유는 ‘생체시계’ 리셋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체시계란 2017년 노벨상을 수상한 이론으로, 일종의 시계장치 같은 시스템이 우리 몸 안에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소화 계통이라도 하루 동안 활성화되는 시간대가 다르다. 간은 오전, 위나 췌장은 정오, 신장은 저녁 이후에 활동이 가장 왕성하다. 이처럼 장기의 생체리듬에 맞춰 식사를 하면 몸에 부담이 가지 않으면서, 영양 흡수와 노폐물 배출을 촉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침식사로 참치 샌드위치 대신, 생선구이는 어떨까. 물론 이것도 좋다. 실험에 의하면,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조합은 생체시계를 움직이는 데 최상이었다. 따라서 빵(탄수화물)과 참치(단백질)로 만든 샌드위치가 최적이며, 만약 생선구이를 먹을 경우 밥과 함께 먹어야 더 효과적이다.
토마토는 아침에 섭취해야 리코핀 흡수율을 좀 더 높일 수 있다.
#토마토, 감귤류도 아침에 섭취
토마토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리코핀이 듬뿍 들어 있다. 낮이나 밤에 섭취하는 것보다 아침에 먹는 것이 리코핀의 흡수율이 높다. 참고로 “토마토주스를 12주 동안 마셨더니 눈가 주름이 개선됐다”는 연구보고가 나와 있다. 잔주름 등 피부노화가 신경 쓰인다면 아침에 토마토를 섭취해보자.
업무에 컴퓨터 작업이 많은 사람은 블루베리를 권한다. 블루베리에 포함된 안토시아닌은 눈의 기능을 좋게 만들어준다. 섭취하고 3~4시간 뒤 혈중 안토시아닌 농도가 최고치에 달하므로 아침식사에 블루베리를 곁들이면 이상적이다. 이밖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 역시 아침에 섭취해야 효과가 두드러진다.
아침식사 후에 먹어야 이로운 식품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감귤류다. 비타민C가 풍부한 감귤류는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체외 배출 속도가 빠른 편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식후 섭취’를 권장했다. 식사 후 감귤류를 먹으면 위 안에 다른 음식물이 머물러 있어 영양소 배출이 늦어지는 한편, 체내 흡수는 쉬워지기 때문이다.
#돈가스, 스테이크, 닭튀김은 점심식사로
점심식사는 아침식사 후 4시간 뒤, 늦어도 6시간 안에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백질을 소화하는 위는 낮 12시에서 14시 사이가 가장 활동적이다. 이 시간대는 다소 칼로리가 높은 식품을 섭취하더라도 지방으로 전환될 우려가 적다. 또 낮에 섭취한 단백질은 근육량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반면, 점심을 간편식으로 끝내면 오히려 저녁에 과식하기 쉽다. 아울러 혈당치가 급상승해 살찔 가능성이 높아진다. 돈가스, 닭튀김, 스테이크 등을 좋아하는데, 열량이 신경 쓰이는 사람은 점심식사로 먹는 것이 베스트다. 덧붙여 생체시계는 하루를 기준으로 작동하지만, 일주일 단위로도 영향을 받는다. 가령 체내의 에너지 소비량은 일주일 가운데 수요일이 가장 높다. 이와 관련, 가가와 야스오 박사는 “수요일을 스페셜데이로 정하라”고 조언했다. 무엇을 먹어도 좋다는 일종의 ‘포상’같은 개념이다.
#간식 섭취는 14시~16시
밤에 먹으면 왜 살이 더 찔까. 우리 몸속에는 ‘비말(BMAL-1)’이라는 단백질이 있다. 똑같은 양을 먹어도 낮에 먹는 것과 밤에 먹는 것의 차이가 바로 이 단백질 때문이다. 비말은 지방을 축적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비말 단백질이 가장 많이 분비된다. 다시 말해 “이 시간대에 먹으면 지방이 더 많이 축적돼 살이 더 찐다”는 얘기다. 반면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는 비말 단백질의 활동이 감소한다. 간식을 먹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이다.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칼슘은 공복 시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저녁식사 후 1~2시간 뒤 먹는 것이 좋다.
#저녁에 먹는 요구르트는 뼈 건강에 도움
저녁식사는 가급적 오후 8시 안에 끝내는 것이 이상적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밤 10시가 되면 비말 단백질이 활성화되는 시간대에 돌입한다. 식사 후 소화까지 2시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오후 8시 이내 식사를 마치는 게 좋다. 다만 업무 관계상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럴 땐 분식(分食), 즉 나누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시바타 교수는 “가능하면 오후 6시에 주먹밥이나 빵 같은 주식(탄수화물)을 먼저 먹고, 귀가 후 고기나 야채 등 반찬을 먹으라”고 권했다. 탄수화물은 다른 영양소보다 빨리 에너지원으로 전환되므로 일이나 공부를 할 때 활력이 되어준다. 덧붙여 교수는 “저녁보다 아침, 점심식사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저녁밥을 굶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적어도 단백질 섭취는 필요하다. 특히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한 낫토와 요구르트는 강력 추천하는 식품이다.
낫토에는 나토키나아제라고 불리는 성분이 혈전을 녹이고, 혈액순환을 돕는 작용을 한다. 저녁식사로 낫토를 섭취하면, 다음날 아침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요구르트 또한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칼슘은 공복 시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저녁식사 후 1~2시간 뒤 먹는 것이 좋다. 그러면 취침 시 성장호르몬이 분비될 때 근육과 뼈를 강화시키는 데 있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일본 대중지 ‘주간문춘’이 보도한 시간대별 최강 식사법.
#더 건강하게 차 마시는 법
점심식사 후 마시면 좋은 차는 뭘까. 영양관리학가 모치즈키 리에코는 ‘현미차’를 추천했다. 당뇨병에 좋은 오리자놀과 식후 혈당치 상승을 억제하는 가바(GABA)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칼로리가 높은 점심식사를 했을 경우 현미차가 혈당치를 낮춰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저녁에는 숙면을 위해 카페인이 없는 루이보스티나 메밀차를 권한다. 루이보스티는 항산화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몸 속 유해산소를 제거해준다. 최근 나온 연구에 따르면 “타이투라는 성분이 모세혈관을 복원, 강화시켜주며 피부와 두피 혈류도 촉진시킨다”고 한다. 흔히 나이를 먹으면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유령 혈관’이 되기 쉬운데, 루이보스티는 이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메밀차 역시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압을 안정시켜주는 루틴이 풍부하다. 저녁 식사 후 마시면 다음날 아침 뇌중풍(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