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마트에서 촬영된 현빈과 손예진.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스타들이 열애설을 인정하는 데에는 몇 가지 체크포인트가 있다. 우선 당사자들의 결정과 소속사의 입장이다. 당사자들이 깔끔하게 공개 연애를 하려 한다면 열애설이 불거지면 바로 인정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선 소속사의 입장도 중요하다. 열애설 인정이 향후 연예계 활동에 미칠 영향을 냉정하게 판단해 해당 연예인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본인은 공개 연애를 원했지만 소속사의 만류로 열애설을 부인하는 경우도 꽤 많다.
두 번째는 열애설의 근거다. 가장 확실한 경우는 언론이 데이트 현장을 포착하는 것이다. 물론 연인인지 친구인지 구분이 모호한 데이트 사진과 함께 열애설이 보도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소속사는 열애를 인정한다. 이는 소속사가 언론사에 양해를 구해 ‘열애 인정’을 전제로 보도되는 데이트 사진의 수위를 조절한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그 다음이 목격담이다. 일반인들이 연예인의 열애 장면을 목격해 온라인커뮤니티나 SNS에 글을 남기는 경우로 종종 그런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공개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도 대부분 열애를 인정한다. 열애설 부인했다가 또 다른 목격담과 사진 등이 공개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마트에서 촬영된 현빈과 손예진.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마트 사진이 공개되자 미국에 함께 있었던 사실까지는 인정했지만 열애설은 부인했다. 연인이 아닌 평소 절친한 남사친 여사친 관계라는 것. 사실 해외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는 모습은 유력한 열애의 증거일 수 있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함께 쇼핑하는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열애설은 부인 당했다. 한 중견 연예관계자는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손을 잡고 있는 모습까지 있었다면 열애를 인정했을 텐데 2% 모자란 사진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중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양측이 부인했음에도 실제 열애 중일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대중과 언론의 지나친 관심이 남사친 여사친 관계일 뿐인 두 스타를 연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열애 중일 거라 믿는 대중의 생각은 학습효과에 의한 것이다. 열애설을 적극 부인하다 나중에야 열애 중이라고 밝힌 스타들은 이미 많았고 실제 결혼에 이른 경우도 있다. 송중기 송혜교 부부가 대표적이다. 열애설을 두 번이나 부인했는데 단순 부인이 아닌 ‘어이가 없다’는 등 다소 거친 표현을 동반한 강력 부인이었다. 이들은 끝까지 열애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결혼을 발표했을 뿐이다.
사실 송중기 송혜교의 열애설 부인은 최근 불거진 현빈 손예진의 열애설 부인과 많이 닮아 있다. 이들 역시 미국 뉴욕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쇼핑하는 모습을 봤다는 SNS 목격담이 열애설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양측은 모두 우연히 미국에서 만나 식사를 했을 뿐이라며 열애를 부인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발리 목격담을 기초로 한 중국 매체의 열애설 보도가 나왔지만 또 부인했다. 송중기 송혜교 결혼을 통해 학습한 ‘해외 목격담에 기반한 열애설과 강력 부인’이라는 공식이 또다시 등장한 터라 현빈 손예진의 열애설 부인을 두고 일각에선 결혼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커플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정경호 수영 역시 두 번이나 열애설을 부인했다. 심지어 정경호는 라디오에서 일반인 여자친구가 있다는 ‘거짓말’로 연예인 여자친구인 수영의 존재를 철저히 감추려 했다. 결국 데이트 현장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들은 열애를 인정했다. 이처럼 열애설을 부인했다가 나중에야 열애를 인정한 커플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사실 대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직업군인 연예인에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거짓말이다. 거짓말은 대중의 신뢰를 깨는 행위로 여겨지는 터라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새 앨범을 발표한 외국가수 스티브 유 역시 병역 기피보다는 평소 군 입대 의지를 천명하며 얻은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이미지가 대국민 거짓말로 인해 무너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럼에도 허용되는 거짓말이 있다. 바로 사생활 관련 영역이다. 열애설이나 결혼설, 그리고 혼전임신 등의 영역이 대표적인데 대부분 좋은 일이다. 아무리 열애설을 부인했을지라도 결혼을 발표하면 ‘열애설 부인’이라는 이슈는 금세 묻히고 ‘결혼 축하 여론’이 형성된다. 혼전임신 역시 ‘축하 여론’이 대세를 이루게 된다. 또한 최근에는 열애설이나 결혼설, 또는 혼전임신 등에 대한 알권리보다는 연예인의 사생활 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중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