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입은 부상이 올 시즌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는 헤인즈. 사진=KBL
[일요신문] 새해가 밝았고, 올스타전도 치렀다.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가 후반기로 돌입했다. KBL 10개 구단은 4라운드 막바지 일정을 치르고 있다. 단 2라운드만을 남겨둔 시점, 이들은 후반기를 어떻게 맞이할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순위가 따른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4라운드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체력적인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가뭄의 단비 같은 올스타전 휴식기간이 있었지만 갈증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는 23일 현재 9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하위 서울 삼성과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SK는 당초 일부 선수들이 빠진 채로 시즌을 시작했다. 복귀 선수가 있었지만 이후로도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들이 돌아가며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플러스 요소가 돼야 할 외국 선수들의 상황도 막막하기만 하다. 핵심 선수 헤인즈는 휴식과 복귀를 반복하고 있다. 이번 시즌 SK 유니폼을 입은 외국 선수만 총 7명이다.
선두 울산 현대모비스의 독주도 부상으로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시즌 전 “전승이 목표”라는 농담 섞인 호언을 했던 모비스는 어느새 2위와 4게임차로 좁혀졌다. 양동근, 이대성, 이종현 주축 3인방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축 가드의 줄부상에 유재학 감독이 ‘우리 꼬맹이’라고 부르는 고졸 신인 서명진이 많은 시간을 소화하는 상황이다.
이종현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는 같은 빅맨 포지션의 라건아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빼든 ‘외국 선수 교체’ 카드가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KGC는 ‘기둥’ 오세근 없이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한다. 사진=KBL
KCC 또한 부상을 빼놓고는 이번 시즌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기둥’ 하승진이 시즌 초 장기간 자리를 비우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 사이 부진한 성적에 사령탑이 교체되기도 했다. 하승진 복귀 이후 상위권으로 향하는 길목에 송교창, 신명호 등이 부상을 입었다. 다행이 송교창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순위 싸움을 하는 팀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부산 KT는 이번 시즌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지난 시즌 최하위라는 성적을 벗어던지고 3위에 올라있다. 이들에게도 부상은 있었다. 허훈의 부상 공백이 길어지고 있고, 시즌 초반 팀을 이끌던 외국 선수 데이빗 로건과는 부상으로 작별했다. 대체자원으로 무디가 왔지만 데뷔전에서 다시 실려 나갔다. 이외에도 다양한 포지션에서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지만 상위권에서 버티고 있다. 다양한 자원이 돌아가며 공백을 메우는 KT다.
이번 시즌 팀 역사상 최고 성적을 노리는 인천 전자랜드는 부상을 잘 극복한 사례로 꼽힌다.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이다 부상을 입은 빅맨 할로웨이의 공백을 버텨내고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할로웨이의 부상이 재발해 눈물을 머금고 로드로 교체했지만 안정감은 계속됐다. 1월 내내 2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창원 LG는 주축 선수 메이스의 손목 부상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이다. 그는 올 시즌 평균 득점 26.23점으로 골밑을 폭격하고 있다. 하지만 때론 그의 독단적 플레이가 LG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결장을 면할 정도의 부상이 전화위복이 됐다. 손에 붕대를 감은 채 통증을 안고 뛰고 있어 전과 같은 폭발력을 보이진 못하지만 동료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메이스만을 찾던 동료들도 다양한 공격루트를 이용했다. 덕분에 ‘조선의 슈터’ 조성민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운명의 1월 29일
원주 DB, 고양 오리온, 서울 삼성 등은 1월 29일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날은 상무 농구단 소속 병장들이 전역증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역 선수 합류가 예정된 팀 중 특히나 DB, 오리온, 삼성 등은 올 시즌 중위권과 하위권에서 분투했다.
김준일(삼성), 김창모(DB), 문성곤(KGC), 임동섭(삼성), 이승현(오리온), 허웅(DB) 등 총 6명이 전역을 앞두고 있다. 이들의 전역일은 군복무 단축으로 당초 예정일보다 다소 앞당겨 졌다. 소속 구단 입장에선 크게 반길 일이다. 이들은 대다수가 국가대표를 경험한 자원으로 소속팀은 선수 영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민간인으로의 복귀를 앞두고 있는 선수 중 가장 주목받는 이는 ‘두목 호랑이’ 이승현이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시즌이 시작하던 시점부터 5라운드를 이야기했다. 이승현이 복귀하는 시점까지 중위권에서 버티면 6강 진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계산이었다.
이승현의 복귀가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는 올 시즌 외국 선수 제도 때문이다. 이승현은 수년간 KBL에서 외국 선수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며 ‘두목 호랑이’로 불려왔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제무대에서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상무 소속으로는 D리그 MVP로 선정되는 등 몸상태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 2m 이하의 외국 선수만이 활약하는 올해 KBL에서 두목 호랑이는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올스타전에서 ‘프레디 머큐리’로 변신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 전태풍. 사진=KBL 2019년 새해가 시작되는 순간 농구경기를 치렀던 창원에서 다시 올스타전이 펼쳐졌다.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지난 20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창원은 농구 인기가 높아 ‘농구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창원에 자리 잡은 LG 세이커스는 KBL 출범 이후 연고지나 모기업 변동이 없었던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KBL은 이번 시즌 새해를 맞이하는 ‘농구영신’ 매치와 올스타전을 모두 창원에서 열기로 계획했다. 농구영신은 성공적이었다. 입석 티켓까지 팔리며 체육관 수용인원(5451명)을 훌쩍 넘어선 7511명의 관중이 현장을 찾았다. 약 20일 간격으로 열리는 올스타전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이어졌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팬서비스에 나섰고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관중동원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창원체육관을 찾은 관중은 5215명으로 집계됐다. 프로농구 전체 평균 관중과 창원의 평균 관중은 넘어섰다. 다만 올스타전이라는 이름값에는 아쉬운 수치였다. 이는 지난 1997년 올스타전이 시작된 이래 역대 최소 기록이었다. 기존 최소 기록은 지난해 5422명이었다. 농구 인기 하락과 맞물리며 지켜보는 이들의 씁쓸함을 자아냈다. 지방인 창원에서 열렸다는 점도 핑계가 되지는 못했다. 지난 2016-2017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부산에서 열려 1만 2128명의 관중을 끌어 모은 바 있다. 2006-2007 시즌 울산에서 열린 올스타전 또한 1만 명 이상의 관중(1만 202명)을 기록한 바 있다.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