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방벙원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범죄사실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 사안이 중대하며 그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 징용 재판 개입 혐의와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해산된 통합진보당 소송 개입, 헌법재판소 기밀 유출 의혹, 전국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 범죄 혐의가 40여개에 달한다.
그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등 헌법을 유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같은 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던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번에도 기각됐다.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추가된 피의사실 일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으로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는 탄력을 받게 됐다. 검찰은 양승태사법부 시절 사건 배당조작 의혹, 법관들을 사찰했다는 ‘블랙리스트’ 의혹 등과 관련해 계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법농단 수사 외 특별수사부의 향후 수사도 일정대로 순항할 전망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