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의 팬 클럽 ‘후니월드’ 운영사 ‘포에버2228’의 서류상 대표 박 아무개 씨(36)는 1월 22일 ‘일요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껏 후니월드를 두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하나씩 풀어놨다. 그는 지난해 12월 9일부로 자신이 운행하지도 않는 차량 리스 요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용불량자가 됐다. 소득세 등 2000만여 원을 내지 않은 세금 미납자 신세가 된 이야기도 차례로 이어졌다.
서울 중랑구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던 박 씨와 강성훈의 연이 시작된 건 2015년쯤의 일이었다. 그는 강성훈의 오랜 팬이었던 자신의 동생이 강성훈의 고백을 받았다는 전화를 받은 뒤부터였다. 박 씨 동생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소규모 팬 미팅에 들렀고 박 씨 동생을 알아 본 강성훈의 매니저는 포옹할 수 있는 이벤트에 박 씨 동생이 당첨되도록 도왔다. 그게 연이 돼 둘은 애인 사이로 발전했다. 강성훈이 제주도에 놀러 간 박 씨 동생과 친구를 만나러 친구를 데리고 제주도로 향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박 씨의 동생과 강성훈. 강성훈과 박 씨의 대화.
2015년 11월 박 씨 동생은 박 씨에게 랜드로버 차량을 리스해 달라고 요청했다. 프리랜서로 신용도가 부족했던 박 씨 동생은 당시 기아차를 몰았는데 “성훈 오빠 가족이랑 오빠 사람들 만나는데 좀 창피하다“며 박 씨에게 리스를 부탁했다. 박 씨는 연예인의 애인이 된 동생의 사정을 들어주고 차를 리스해 줬다. 강성훈이 이 차를 운행하며 찍은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강성훈이 2016년 4월 MBC ‘무한도전 토토가 2’에 출연하면서 다시 화제를 모으자 박 씨 동생은 박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강성훈 관련 상품 제작을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 박 씨에 따르면 당시까지 강성훈의 공연대행사가 강성훈 관련 상품을 만들었다. 공연대행사는 강성훈에게 강성훈 관련 상품 판매액의 20~30%만 줬다. 동대문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던 박 씨는 동생에게 동대문과 방산 시장 등지에서 텀블러, 옷, 은 목걸이 등 연예인 관련 상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동시에 잡일을 일부 대가 없이 도와줬다.
박 씨의 도움으로 만든 강성훈 관련 상품은 2016년 6월쯤 부산에서 열린 강성훈 팬 미팅 때 매진을 기록했다. 들어온 현금은 직접 챙겼지만 카드 매출은 부산 팬 미팅 대행사가 빌려준 카드 기기로 받았다. 대행사는 카드 수수료와 수고비조로 일정 비율을 가져갔다. 박 씨에 따르면 수수료 비율이 생각보다 높자 강성훈과 박 씨 동생의 불만이 컸다.
강성훈 관련 상품 매출이 대박나자 박 씨 동생은 박 씨에게 사업자등록을 하나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전까지는 강성훈의 동생 명의로 사업을 했었는데 ”가족이 돈 버는 걸 팬이 좋게 보지 않고 사업자가 여자면 강성훈과 관계가 있어 보여서 또 문제가 된다”는 논리였다. 박 씨는 강성훈의 존재를 믿었다. 2016년 7월 자신의 명의 사업자등록을 해주고 KEB하나은행 통장도 하나 만들어 줬다.
끝이 아니었다. 2017년 1월 박 씨 동생은 “다음달에 행사가 있다. 도와달라”고 또 요청했다. 그러면서 강성훈 관련 상품을 제작하는데 돈이 조금 부족하다며 투자 좀 해달라고 했다. 박 씨의 통장에서 기천만 원의 거액이 빠져 나갔다. 강성훈과 박 씨 동생은 행사 뒤에서 물심양면 함께해 준 박 씨에게 수고비를 줬다. 박 씨는 강성훈의 2017년 생일 파티, 솔로 데뷔, 팬 클럽 창단식 등 행사 3개를 돕는데 6개월쯤 할애하고 수고비조로 1300만 원 정도를 받았다.
박 씨가 운영했던 순댓국집 매출은 경기 침체로 영 신통치 않았다. 그는 결국 2017년 7월쯤 순댓국집을 폐업하고 다른 일을 해보려고 결심했다. 그러자 박 씨 동생은 “가게 접은 김에 오빠 그냥 ‘우리’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팬 클럽 매니저가 돼 달라는 요청이었다. “팬 클럽 매니저는 월급이 100만 원 초반대로 매우 적다“는 설명까지 곁들여졌다. 박 씨는 이에 ”차라리 내가 순댓국집 넘기고 남은 4000만 원 더 투자해 투자금을 총 8000만 원에 맞출게. 이자까지 생각해서 팬 클럽 매니저 월급으로 250만 원을 달라“고 역제안을 넣었다. 합의가 된 뒤 박 씨는 2017년 8월 추가로 투자금을 넣어 총 8000만 원을 후니월드에 쏟아 넣었다.
허나 그 뒤부터 박 씨는 동생, 강성훈과 연락이 좀처럼 되지 않았다. 당연히 돈도 안 들어왔다. 박 씨는 2017년 초겨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근에서 동생과 강성훈을 만나 “일을 하긴 하는 거냐. 난 지금 생활비도 없는 처지”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얼마 뒤 박 씨의 동생은 “1월 1일부터 정식으로 일하자”고 했다.
2018년 1월부터 일할 생각을 하고 있던 박 씨는 2017년 12월쯤 강성훈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돈 좀 빌려 달라는 요청이었다. 동생에게 들어 보니 빌린 돈을 갚으라는 채권자가 강성훈에게 자꾸 찾아와 일단 급한 것부터 막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강성훈의 사정을 들은 박 씨는 2017년 12월 14일 대출 받은 2000만 원을 강성훈에게 빌려줬다.
2018년 1월부터 정식으로 일을 시작한 박 씨는 4월까지 4회에 걸쳐 달마다 250만 원씩 월급을 받았다. 2월에는 강성훈 생일 파티에 수고했다며 250만 원을 더 받았다. 허나 급여일은 오락가락이었다. 강성훈 때문에 진 빚을 정확한 날짜에 갚아야 했던 박 씨는 정확하지 않은 급여 입금일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4월까지 일한 뒤 “그만두겠다”고 동생과 강성훈에게 통보했다.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던 박 씨는 2018년 5월쯤 이상한 일을 당했다. 박 씨가 후니월드 운영사 포에버2228에 대여해 준 KEB하나은행 명의로 누군가가 몰래 대출을 시도했다. 박 씨는 동생과 강성훈에게 혹시 대출을 받으려 했냐고 물었다. 둘 다 아니라고 했다. 박 씨는 이러다 큰일 나겠다고 판단해서 계좌를 닫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박 씨의 행동에 강성훈은 박 씨가 계좌에 든 잔액을 가져간 줄 착각하고 박 씨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
“○○아 형이 너한테 거짓말하겠냐? 항상 웃으면서 대했더니 형이 X같이 보이던? 둘이 나 가지고 장난하냐? 니 둘 문제는 니 둘이 풀고 돈 입금해라. 그리고 너 한두 번도 아니고 너 믿고 니 계좌 쓴다고 이런 식으로 형 X 먹이냐? 형도 니가 좋아서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했는데 도를 지나치네. 낼까지 대관료 넣어야 하는 돈이니 그대로 보내고 너한테 빌린 돈은 형이 말한 대로 줄 꺼고 너는 니 말대로 후니월드에서 손떼라. 낼 대관비 지불 못해서 대관 취소되면 콘서트 전체 위약금 니가 물어. 동생한테 말하는 거 보니 소송이네 어쩌네 하던데 그게 동생한테 할 소리냐? 아까 아침에 (네가 동생에게) 쌍욕할 때도 참았는데 내가 니 여자친구분에게 욕하면 좋을 거 같냐? 너한테 실망이 진짜 크다. 원상복귀하고 둘은 알아서 하고 니 말대로 후니월드는 손떼고 콘서트 끝나고 사업자랑 다 정리하자. 그 전까진 그대로 둬. 부탁 아니고 당연한 거다. 그거 니 명의일 뿐 니 거 아니야.”
그 뒤 박 씨와 둘은 연락이 거의 끊겼다. 생활고에 시달렸던 박 씨는 동생에게 투자금 등 돈을 갚으라고 계속 요청했다. 지난해 9월 박 씨 동생은 박 씨에게 240만 원을 입금했다. 10월 200만 원, 11월 200만 원이 끝이었다.
2017년 초 강성훈의 생일 파티 등 간헐적인 행사 참여와 2018년 초 정식으로 일한 4개월 등 박 씨가 후니월드 일을 10개월쯤 도우며 받은 돈은 약 2550만 원이었다. 박 씨가 후니월드에 투자한 총 8000만 원 가운데 돌려 받은 돈은 고작 890만 원이다. 대출 받아 강성훈에게 빌려준 2000만 원 가운데 685만 원 역시 아직 받지 못했다. 후니월드 운영사 포에버2228가 밀린 세금 2000여 만 원 때문에 박 씨는 현재 세금 미납자 신세다. 강성훈과 동생이 운행하며 돈을 내다 만 차량의 리스비 3개월치 때문에 박 씨는 신용불량자가 됐다. 그는 “바쁠 때 동생과 강성훈이 도와달래서 몇몇 행사를 도와준 건 사실이다. 지난해 초 4개월 직원처럼 일한 것도 맞다. 하지만 난 지시를 받아 일하는 사람이었을 뿐 중심이라고 하기엔 하릴없이 피해만 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요신문’은 박 씨 동생과 강성훈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아무런 답도 받지 못했다. 둘이 함께 사는 서울 성동구의 자택도 방문했으나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
“훈월 관리자로서 너에게 물어볼게” 강성훈 업무지시 정황 포착 이 사건의 핵심은 강성훈의 후니월드 운영 개입이다. 이제껏 강성훈은 후니월드 운영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박 씨가 공개한 박 씨와 강성훈의 대화록에서는 강성훈의 업무 지시 정황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고 자신이 관리자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2017년 12월 1일 강성훈은 박 씨에게 후니월드 게시글 관련 분란이 일자 일정한 방향을 박 씨에게 건네주며 공지글을 쓰라고 했다. 강성훈은 “요거 틀에서 한번 네 의견 줘 봐”라며 “지켜보고 있었는데 일케 표현하는 누군가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이유 고민하여 참고하고 내가 좀 더 신경을 쓰고 상황을 체크해 보께. 불만과 우려 문제 기타 등등의 사항들은 그 어디서든 상황마다 존재하고 그것이 작고 크고의 차이인 듯싶은데,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니 나 또한 신경 써가며 보완해 갈 것이고, 이 글을 작성한 큰 이유는 운영자분들을 옹호하려 하는 점이 아니라는 거 말하고 싶다. 우리 더는 추측 또는 오해의 소지의 글로 문제를 삼지 말자. 이제 앞으로가 중요한 거 아닐까 싶다. 보완하고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후니월드를 만들어 가보께. 더 이상의 논란의 여지의 글은 자제 삼가 바란다”는 게시글 작성 관련 기초 내용을 박 씨에게 공급했다. 이런 게시글에도 분란이 가라앉지 않자 2017년 12월 6일 강성훈은 박 씨에게 “현재로선 우리마저 훈월 감당할 그릇이 냉정히 못 된다 생각한다. 형이 생각이 있으니 이따 9시에 공지에 공지글 정리 좀 하라”며 “아티스트님의 요청으로 후니월드 금일 11시 59분부로 카페운영은 무한보류로 당분간 후니월드카페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셨습니다. 끝으로 영상회, DVD와 굿즈 배송 관련 기존 공지대로 진행될 것이오니 우려 안 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견본글을 넘겨줬다. 강성훈과 박 씨의 대화에선 아예 강성훈 자신이 후니월드 관리자라는 내용도 발견됐다. 2017년 12월 6일 강성훈은 “너가 봐도 현재 상태로 관리가 마니 버겁지? 그게 젤 중요한 부분이라 형에게 너의 의사도 말해다오. 네 동생 의사는 형은 참고로만 할 뿐 훈월 관리자로서 너에게 물어보는 거니 너도 생각을 얘기해주고 이 문제는 신중히 같이 상의하는 게 맞다”고 박 씨에게 말했다. [최] |
세금계산서 수천만 원 ‘구멍’…후니월드 횡령 의혹 사실로 드러나나 ‘후니월드’가 젝스키스 20주년 기념 영상회 기금 일부를 횡령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도 이번 폭로와 함께 나왔다. ‘후니월드’ 운영사 포에버2228의 2017년 CGV 관련 세금계산서 발행 내역. 총액은 3275만 3000원이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후니월드’ 운영사 ‘포에버2228’의 2017년 세금계산서 발급 목록 자료에 따르면 후니월드는 2017년 CGV를 상대로 총 5회에 걸쳐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 발행 총액은 부가세를 포함한 3275만 3000원이었다. ‘후니월드’가 밝힌 7828만 8000원보다 4553만 5000원 적은 금액이다. ‘후니월드’ 비디오 변환 및 외장 하드 구입 송금 내역과 현수막, 배너 송금 내역도 입수됐다. 각각 133만 5000원과 448만 8000원으로 나타났다. ‘후니월드’가 밝힌 금액은 각각 686만 5000원, 633만 6000원이었다. 차액은 757만 8000원이었다. 결국 ‘후니월드’가 젝스키스 데뷔 20주년 영상회 목적으로 거둬들인 1억여 원 가운데 부풀려진 5311만 3000원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후니월드’가 공개한 CGV 관련 정산 내역. 총액은 7828만 8000원이다. ‘후니월드’는 2017년 4월 젝스키스 데뷔 20주년을 맞아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영상회를 개최했다. 영상회에 앞서 티켓 값과 DVD를 목적으로 팬에게 돈을 1억여 원을 받았다. 허나 영상회 뒤 몇몇 팬은 ‘후니월드’가 공개한 기금 사용처가 수상하다며 기금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후니월드’는 기금으로 모인 1억여 원 사용 내역을 공개했지만 CGV 대관료 등이 의심된다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후니월드’는 더 이상 대응하지 않았다. 2018년 4월 젝스키스 팬클럽 회원 70여 명은 젝스키스 20주년 영상회를 열며 티켓 값과 기부 명목으로 모은 1억여 원 가운데 일부 금액을 빼돌린 혐의로 강성훈과 박 씨, 박 씨 동생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고소인은 강성훈 등 3명이 영상회를 연 CGV 대관료 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현재 고소인과 피고소인 조사가 1차 마무리됐다고 알려졌다. 박 씨는 영상회에 참여하지 않아 수사 선상에서 제외됐다고 전해졌다. [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