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제부도. 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제부도는 가기 전에 물때를 알아봐야 한다. 섬으로 건너가는 2.3km 도로는 밀물 때 잠겨 통행할 수 없다. 섬 남쪽 붉은 칠면초가 가득한 갯벌 끝에 제부도의 상징인 세 개의 바위섬, 매바위가 있다. 서안을 따라 긴 해변이 이어지고 북쪽 끝이 항구다. 등대와 피싱피어가 있는데 바로 앞 탄도항 풍차와 전곡항, 대부도 등이 눈에 들어온다. 등대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제비꼬리길이라 부르는 해안산책로를 도는 데 왕복 30분 정도 걸린다. 나무데크로 낸 산책로는 연인들의 셀카 명소. 난간에 매달린 갖가지 조형물은 제부도 촬영의 포인트다. 요즘은 북쪽 해안산책로가 인기 있는 촬영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나무데크 산책로 곳곳에 아기자기한 제부도 상징물과 함께 바다를 담아보자.
제부도해수욕장 앞은 음식문화거리다. 횟집과 펜션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 서 있다. 그 앞으로 서해가 시원하게 들어오고 백사장이 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다.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백사장은 물론 갯벌도 있다. 해수욕장 뒤로는 데크 시설로 중간마다 전망대 시설과 함께 산책로가 있다. 데크를 따라 길게 이어진 상가 행렬과 놀이 시설도 있다. 도로 한쪽에는 승용차들이 주차해 있고 한 차선으로만 차들이 다닌다. 해변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이곳은 석양도 아름답다.
파주 지혜의 숲 사진 제공-경기관광공사
책하면 파주가 떠오른다. 책의 모든 출판과정이 이루어지는 파주출판도시. 이곳에서도 돋보이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이다. 총 3km 길이의 서가가 인상적인 곳으로 드라마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지혜의 숲은 3개 섹터로 구성된다. ‘지혜의 숲1’에는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기증한 책들로 채워졌다. 도서별 분류가 아닌 기증자별로 분류해 명사들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며 교감할 수 있는 곳이다. ‘지혜의 숲2’에는 우리나라 대표 출판사들이 기증한 도서로 가득하다. 이곳 역시 출판사별로 분류하여 출판의 흐름과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다. ‘지혜의 숲3’은 출판도시의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를 겸한다. 출판사, 미술관, 박물관에서 기증한 도서들로 꾸며졌다. 24시간 개방하는 섹터로 한밤중에도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며 문자 향을 호흡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북소리 책방과 헌책방 보물섬, 카페와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파주 별난독서캠핑장은 청정 자연 속에서 책과 함께 쉴 수 있는 곳이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캠핑장이다. 최근에 문을 연 캠핑장답게 깔끔하고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그러나 이 캠핑장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책이다. 책의 도시 파주답게 옛 학교 건물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5400여 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캠핑장을 찾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아울러 가족 캠핑프로그램, 유아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 방과후 학교, 작은 도서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작은 도서관에서는 초·중고생 공부방을 열고 우쿨렐레와 한지공예 등 지역민을 위한 정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캠핑장이 들어서고 왕래하는 사람이 늘면서 적막하던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남양주 실학박물관. 사진 제공=경기관광공사
제1전시실은 조선사회의 변화와 개혁 그리고 실학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며, 서양의 문물을 조선에 소개한 책과 천리경, 자명종 등이 전시돼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실학자들의 대표적 저서와 다양한 영상 자료를 통해 실학의 전개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과학을 주제로 한 제3전시실에서는 천체의 운행 모형, 천문시계, 천구의 등 천문과 지리에 대한 이야기와 천체관측체험이 이뤄진다. 어려운 시대적 상황에서 등장한 새로운 학문의 정신문화를 돌아보고, 변화와 창조를 통해 시대를 이끌어가는 힘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실학박물관이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다산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생가 뒤 나지막한 언덕 위에 부인과 조용히 누워있는 합장묘가 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다산 선생의 업적과 자취를 담고 있는 다산기념관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데 사용한 녹로와 거중기의 축소 모형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유적지를 둘러보고 돌아서는 길, 나라의 부패를 꾸짖던 다산 선생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김장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