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5000만 년 전 중생대 지층대에서 발견되는 미얀마 나무화석 모습.
[일요신문] 돌이 되어버린 나무를 아시나요. 일명 규화석이라 불리는 나무화석. 오랜 세월 자연환경의 변화로 통나무가 광물이 되고, 그 광물이 끝내는 보석이 되어버린 신비. 나무화석은 보석으로 분류되어 영국 소더비 경매에 등장하고 중국에선 고가로 거래됩니다. 이런 통나무화석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 미얀마입니다. 이 나라 중부 만달레이 구 나토지(Natogyi) 마을 타찐(Thazin) 동네에 이 화석을 모은 집이 있습니다. ‘나무화석 레스토랑’입니다. 쉬어가다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만달레이 구 나토지 마을에 있는 거친 규화석을 가공하고 있다.
기이한 이 나무화석은 중생대 지층대에 발견됩니다. 1억 5000만 년 전쯤 되는 셈이지요. 홍수나 지진, 화산 등의 지각변동으로 땅속에 파묻힌 나무 둥치에 이산화규소와 광물질이 녹으며 스며들어 변화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자연과 환경과 시간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이 결정체는 미국 애리조나 주와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발견됩니다. 한국에선 미얀마산을 많이 가져갑니다. 미얀마에선 중부 나토지에서 많이 나오고, 서부 마궤, 남부 바고 등지에서도 많이 발견됩니다. 깊은 땅속에서 파내기도 하고 강물 속에서 건져내기도 합니다.
광물이 된 나무들이 그 옛날의 나무 무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 나무화석을 수집하는 레스토랑의 주인 우 민쉐 대표는 시골에서 자라며 이 화석의 무늬와 색채의 아름다움에 빠졌습니다. 원래는 전기기술자였습니다. 언젠가부터 많은 나무화석들이 중국으로 값싸게 팔려나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미얀마 자연유산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개인 소장품이지만 많은 이들이 보러 옵니다. 인근 도시 삔우린의 깐도지 정원 안 정부 식물원에도 나무화석을 모은 코너가 있습니다. 광물이지만 나무 모습을 고스란히 하고 있습니다.
나무화석은 보석으로 분류되고, 미국 애리조나 주와 미얀마, 인도네시아에서 많이 발견된다.
이 화석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모든 돌들이 그렇듯이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방출되는데, 나무화석은 그 방출량이 아주 많습니다. 미얀마 나무화석은 산호화석이 많습니다. 산호화석은 과거의 기후를 측정할 수 있는 화석입니다. 최대 산지인 미국 애리조나 주의 ‘화석의 숲’(Petrified Forest) 국립공원은 붉은 빛의 나무화석이 많습니다. 그 먼 옛날 그곳의 큰 숲이 모두 화석이 되었습니다. 2억 2500만 년 전의 일입니다.
땅속에서 산소 호흡을 멈추고, 오랜 시간을 견뎌 광물이 된 나무들. 그 어떤 보석보다도 자기만의 무늬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 긴 자연의 시간을 거치며 그 나무들은 어떤 기억을 갖고 있을까요. 1억년 전, 2억년 전에 무엇을 보았을까요. 지아비를 기다리다 지쳐 선 채로 돌이 된 망부석처럼, 움직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돌들처럼 이 자리에 이렇게 누워 있을까요.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