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빌딩 건물 전경. 고성준 기자.
[일요신문]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부사장 등 하이트진로 임원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총수 일가 소유업체에 43억 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지난 10여 년간 맥주캔 제조ㆍ유통 과정에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끼워넣어 이른바 ‘통행세’를 받은 혐의 등으로 박 부사장(경영전략본부장), 김인규 대표이사, 김창규 전 상무 등 3명과 법인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13~ 2017년 맥주캔 등을 납품하는 삼광글라스가 제조용 코일, 글라스락 캡 등 캔 재료를 서영이앤티로부터 구매토록 하고 삼광글라스로부터 이를 다시 구입하는 방식으로 27억 원 상당을 서영이앤티에 몰아줬다. 또 자문료 등으로 5억 원, 자회사 도급비 인상 11억 원을 각각 부당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박 부사장 58.4%, 차남 박재홍 상무 21.6%, 박 회장 14.7% 등 총수 일가의 지분이 99.9%인 계열사다. 하이트진로로부터 10여 년 동안 지원을 받으면서 서영이앤티의 맥주캔 시장점유율은 47%에 이르렀다.
검찰은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 지주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 수백억 원대 차입금을 안게 되자 이같은 혐의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혐의를 자백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총수 2세 경영승계를 위해 서영이앤티를 10여 년간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95억 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하이트진로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