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비상장 계열사 상장에 따른 수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면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현 시가 약 3조 6000억 원)이 중요하다. 그에 상응하는 돈이 필요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2017년 1월 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자율주행차 기술 등 미래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현재 정 부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는 2조 원 남짓이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이노션 지분매각 대금 8000여억 원을 보태도 3조 원이 채 안 된다. 현대오토에버에 이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유력한 이유다.
현대오토에버는 상장 후 추정가치가 약 1조 원이다. 주주사 가운데 현대차(지분율 28.96%)나 현대모비스(19.37%) 등 지배구조 정점회사가 아닌 기아차(19.37%), 현대건설(2.21%), 현대엔지니어링(0.63%) 등은 보유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시 기업가치가 최소 6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건설(38.62%), 현대모비스(9.35%) 등 지배기업 후보를 제외한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차(9.35%) 지분을 유동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정몽구 회장의 지배모델이 유지된다면 현대모비스가 최정점이다. 정 부회장의 현재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다면 현대글로비스가 최우선 후보다. 현대차는 최정점에는 서지 못하겠지만 그룹의 핵심이다. 삼성의 삼성전자, SK의 하이닉스 같은 곳이다. 어찌됐건 지배구조가 정리되면 주주환원이 적극적으로 펼쳐질 수 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을 장악한 이후 삼성SDS 상장과 삼성에버랜드 상장,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등을 1년여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지난해 그룹 인사권을 행사하며 경영권을 장악한 정 부회장의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