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캠퍼스는 병우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도·소매업, 수출입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SY캠퍼스는 외부감사 대상 기업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실적이 확인되지 않는다. 자본금이 5000만 원인 것으로 보아 회사 규모가 크지는 않은 듯하다.
SY캠퍼스의 가치는 보유 중인 주식에 있다. SY캠퍼스는 삼양식품의 지주회사인 삼양내츄럴스의 지분 26.9%를 보유 중으로 42.2%를 가진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전인장 회장의 아내)에 이은 2대주주다. 전인장 회장(21.0%) 보다도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SY캠퍼스는 또 삼양식품(주) 지분도 1.67%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삼양식품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회사다.
SY캠퍼스가 삼양내츄럴스의 지분을 인수한 시점은 2009년. 당시 삼양내츄럴스 주주였던 송석환 씨(2008년 말 기준 삼양내츄럴스 지분 21.19% 보유), 삼양식품신용협동조합(12.85%), 이건식품문화재단(5.0%) 등의 지분을 전 회장 일가와 SY캠퍼스가 사들인 것이다.
SY캠퍼스는 2007년 테라윈디앤아이 지분 50%도 인수했다. 테라윈디앤아이는 삼양식품의 포장지 사업을 분리해 만들어진 회사로 2010년대 초반 연매출 200억 원 가량을 기록했다. 나머지 지분 50%는 심의전 대표가 갖고 있었지만 2013년 이후의 지분구조 변화는 확인되지 않는다.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일요신문DB
SY캠퍼스가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하면 삼양식품 계열사 전반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여기에 배당액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병우 씨 회사라는 것 외에는 SY캠퍼스에 대해 알려진 게 없어서 각종 뒷말이 나온다.
우선 구체적인 사업 실적이 확인되지 않고, 자본금도 5000만 원에 불과한 SY캠퍼스가 어떻게 지분을 인수했는지 의문이 따른다. 삼양내츄럴스 지분 매매는 장외 거래로 이뤄져 정확한 인수 대금은 알 수 없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SY캠퍼스가 증여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지만 그에 따른 증여세 납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아가 SY캠퍼스가 실제 운영 중인 회사가 맞는지도 의문이 따른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SY캠퍼스 설립 당시 사무실은 우 아무개 씨 소유의 강남구 청담동 건물에 위치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2007년 4월, 청담동 사무실이 SY캠퍼스에 가압류된 바 있다. 청구금액은 2000만 원. 등기부대로라면 우 씨가 SY캠퍼스로부터 2000만 원을 빌렸으나 갚지 못해 사무실이 가압류된 것이다.
2008년 10월 SY캠퍼스는 양천구 목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법인등기부에 나온 목동 사무실 주소에는 삼양식품과는 아무 관계없는 사우나가 위치해 있다. 이 사우나는 2004년 개업했기에 등기부를 그대로 해석하면 SY캠퍼스는 사우나 안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했던 것이다.
SY캠퍼스는 2012년 3월 심의전 대표 소유의 강남구 역삼동 D 오피스텔 13XX호로 다시 사무실을 옮겼다. 2018년 8월에는 함 아무개 씨 소유이자 같은 D 오피스텔 9XX호로 이전했다.
함 씨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테라윈프린팅 감사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테라윈프린팅은 인쇄업체로 심의전 대표가 지분 39.4%를 갖고 있다. 회사 소재지가 삼양식품 원주 공장과 같은 곳인 것으로 보아 삼양식품과 관계가 깊은 회사로 보인다. 따라서 2012년 이후 SY캠퍼스의 사무실은 삼양식품 관계자들 소유 부동산에 계속 위치했던 것이다.
SY캠퍼스가 지분 50%를 가진 자회사 테라윈디앤아이의 사무실도 D 오피스텔에 있다. 테라윈디앤아이는 D 오피스텔 3XX호에 있다가 2012년 5월 13XX호(SY캠퍼스 사무실과는 다른 호)로 옮겼다. 13XX호 역시 심의전 대표의 소유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SY캠퍼스가 삼양내츄럴스 주주라는 것 외에는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SY캠퍼스 사무실이 위치한 D 오피스텔. 사진=박형민 기자
지난달 30일 ‘일요신문’은 D 오피스텔에서 SY캠퍼스 직원을 만났다. 그는 본인이 SY캠퍼스 대표라고 소개하면서 “여기저기서 많이 시달렸고, 검사 결과 무혐의로 나왔다”며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만 했다.
지난해 검찰이 삼양식품을 수사할 당시 재계에서는 SY캠퍼스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재판에서 SY캠퍼스 관련 언급은 없었고, SY캠퍼스 측의 발언으로 미루어 보아 검찰이 SY캠퍼스와 관련한 불법성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인수·합병(M&A)이 불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1994년생인 전병우 씨는 학생 신분인 10대 때 사실상 지분 승계를 마무리했다. SY캠퍼스는 2010년대 초반 삼양식품 주식 거래를 통해 수십억 원의 차익을 챙기기도 했다. 불법성이 없더라도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꼼수’ 승계라는 비판이 따르는 이유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삼양식품, 중국 실적 부진 일본에서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6월, 삼양식품의 주가가 11만 7500원을 기록한 후 현재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4만 7200원까지 떨어졌다가 간신히 회복해 현재는 6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3분기 매출 3596억 원, 영업이익 437억 원을 기록해 2017년 1~3분기 3304억 원, 영업이익 313억 원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그렇지만 지난해 3분기만 놓고 보면 삼양식품은 1102억 원의 매출을 기록, 2017년 3분기 1120억 원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1235억 원보다도 낮은 매출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JD닷컴의 ‘618 행사’로 5~6월 중국 수출이 급증했던 반면 7~8월은 재고 이연으로 수출이 부진했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 실적마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유정 연구원은 “중국 수출 거래선 다변화 과정에서 기존 총판 거래처의 현지 재고 소진에 따라 11~12월 일시적 중국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29일 일본 현지법인 ‘삼양 재팬’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일본 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본은 라면 소비 규모가 6조 원에 이르는 세계 3위 시장이며 최근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삼양 재팬을 일본 진출의 거점으로 삼아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