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2년 연속 하세배 우승을 거머쥐었다.
[일요신문] 박정환이 중국 최강자 커제를 꺾고 새해를 연 세계대회 하세배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2월 2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19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탈전 결승에서 박정환 9단은 커제 9단을 상대로 281수 만에 흑7집반을 이겨 다시 챔피언에 올랐다.
역 토너먼트 방식으로 벌어진 이 대회는 한국 박정환, 중국 커제 9단, 일본 시바노 도라마루 7단이 출전했다. 지난 1월 31일 열린 1회전에선 박정환과 커제가 대결해 커제가 흑으로 1집반승을 거두며 먼저 결승에 진출했다. 1회전 패자 박정환은 2월 1일 열린 2회전에서 만난 일본 시바노 도라마루 선수를 불계로 물리치고 3회전에서 다시 커제와 대면했다.
2일 오후 5시에 시작한 결승(3회전)은 결승전은 한·중 랭킹 1위 대결답게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난전이 펼쳐졌다. 박정환이 흑을 잡고 우세한 초반을 이어가다 중반 커제에게 역전당해 패색이 짙은 대국이었다. 커제가 둔 마지막 착각은 프로바둑에선 보기 어려운 실수였다. 커제는 자신의 착각을 알아차린 후에 스스로 빰을 때리고, 쥐고 있던 돌을 놓으며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국은 중국 공영방송 CCTV에서 생중계했다.
2일 결승에서 대국한 한중랭킹 1위 박정환(오른쪽)과 커제.
백2가 이해할 수 없는 커제의 착각이다. 흑3으로 차단하니 ‘악’소리가 나온다. 백 세모 표시 돌이 모두 죽었다.
2019 하세배에는 각국 대표로 한국 박정환 9단, 중국 커제 9단, 일본 시바노 도라마루 7단이 출전했다.
황금돼지해, 중국에서 맞이한 첫 세계대회에서 박정환은 출발이 좋다. 이제 공식대국에서 박정환과 커제 상대전적은 10승 8패. 박정환이 거둔 10승 중 흑을 들고 커제를 이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백을 잡으면 무적이 되는 커제를 꺾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9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탈전 생각시간은 TV바둑아시아선수권과 같다. 1수마다 기본 초읽기 시간 30초에 고려시간 1분 10회가 주어진다. 우승 상금은 80만 위안(약 1억 32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40만 위안(약 6600만 원), 3위 상금은 20만 위안(약 3300만 원)이다.
이 대회는 중국 국내기전으로 열리다 2014년부터 한·중·일 초청전으로 확대됐다. 2014년 중국의 스웨 9단, 2015년 중국의 퉈자시 9단, 2016·2017년 중국 커제 9단, 2018·2019년 박정환 9단이 우승했다.
박주성 객원기자
다 이긴 바둑을 놓친 허탈한 커제. 옆에 구리 9단이 와서 위로하고 있다.
우승컵을 든 박정환 9단. 황금돼지해 첫 출발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