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2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김광현.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의 KBO리그 폭격이 2019년 본격적인 닻을 올릴 전망이다. 김광현은 ‘100% 출력’으로 맞이할 2019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2018 한국시리즈’ 6차전 잔상은 많은 야구팬 머릿속에 여전히 깊게 남아 있다. 이날 마무리투수로 등판한 김광현이 남긴 임팩트가 굉장했던 까닭이다. 김광현은 11월 12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12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이 뿌린 150km/h 중반대 강속구는 야구팬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던 두산 베어스 타자들은 김광현의 구위에 속수무책이었다. 국내 최고 타자로 손꼽히는 양의지를 삼구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다.
탈삼진 2개와 범타 하나. 김광현은 여유롭게 아웃카운트 세 개를 잡아냈다. 자신의 힘으로 팀 우승을 확정 지은 것.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는 순간 김광현은 두 팔을 번쩍 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무시무시한 구위를 선보인 김광현의 투구는 ‘완벽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김광현의 2018시즌은 완벽했지만, 완전하지 못했다. 2017년 초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뒤 1년 만인 2018년 3월 복귀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구단으로부터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재활 마지막 단계를 밟았다.
SK식 관리야구였다. SK 관계자들의 뜻은 일맥상통했다. “당장 성과를 내려 김광현을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에이스의 완벽한 재활을 내다본 SK의 노림수였다.
2018시즌을 앞두고 SK 염경엽 감독(당시 단장)은 “김광현은 2018시즌 120이닝보다 적은 이닝을 소화하게 될 것”이고 밝혔다. SK 구단 복수 관계자는 “김광현의 복귀가 재활 완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18년 김광현의 등판은 ‘재활 과정 일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의 ‘김광현 특별관리’는 기록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 정규시즌 김광현의 등판한 25경기 가운데 5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는 12경기에 불과했다. 그만큼 김광현의 체력적 부담을 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규시즌에서 투구 감각을 조율한 김광현의 구위는 포스트시즌에서 불을 뿜었다. 포스트시즌에 전력으로 임한 김광현의 존재는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결국 SK의 선택은 ‘과정과 결과’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 됐다.
# 적은 이닝에도 WAR 내국인 투수 1위, ‘풀타임 선발’ 김광현 향한 남다른 기대감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한 SK 특급 에이스 김광현. 사진=SK
이제 김광현은 건강하다. 2019시즌 김광현은 ‘100% 출력’으로 힘껏 공을 던질 전망이다. 풀타임 활약을 노리는 김광현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다저타운에서 진행 중인 ‘SK 1차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광현은 2월 5일부터 불펜 투구를 시작했다. 첫 불펜 투구를 마친 뒤 김광현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광현은 “점점 투구 수를 늘려가며 시즌 개막에 맞춰 준비 잘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SK 손혁 투수코치 역시 김광현의 투구를 보고 “김광현이 비시즌부터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커브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2019시즌을 향한 김광현의 준비는 순탄하게 진행 중이다.
김광현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김광현이 철저한 관리 속에서도 높은 팀 공헌도를 자랑한 까닭이다. 지난 정규시즌 136이닝을 소화하며 25차례 선발 등판한 김광현의 기록은 11승 8패, 평균자책 2.98이었다. 규정 이닝(144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수준급 성적이었다.
이뿐 아니다. 김광현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은 무려 5.26이었다. 제한된 이닝 속에서도 KBO리그 내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기여도(KBO리그 투수 4위)였다. 이제 시선은 ‘풀타임 선발’로 활약할 김광현이 얼마나 더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칠지에 쏠린다.
2018년 김광현은 존재 자체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전환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과정에서 SK 투수조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데도 김광현의 지분이 컸다.
SK는 염경엽 감독 체제 아래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재활의 마지막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친 특급 에이스 김광현이 ‘염경엽 호’의 새로운 항해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메이저리그로 떠난 켈리 빈자리 메울 다익손, 김광현과 원투펀치 이룰까 SK 새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 사진=SK 2018년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SK 와이번스의 선발진 면모는 화려했다. ‘김광현-메릴 켈리-앙헬 산체스-박종훈-문승원’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그야말로 리그 최강이었다. 하지만 2018시즌을 마친 뒤 선발진 주축이었던 켈리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켈리의 새 둥지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SK는 지난해 12승을 올린 켈리의 빈자리를 브록 다익손으로 채웠다. 다익손은 203cm/ 130kg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24세 우완투수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다익손은 마이너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쳐왔다. 지난해엔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A 팀에서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3패 평균자책 4.60을 기록했다. SK는 다익손을 ‘제2의 켈리’로 낙점했다. 다른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이 그렇듯 다익손의 ‘코리안 드림’ 성패 여부는 적응력이 될 전망이다. 다익손은 “주장 이재원과 잘 소통하면서 좋은 투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SK 손혁 투수코치는 “다익손은 본인이 어떻게 던져야 할지 미리 생각할 줄 아는 투수”라면서 “투구 동작이 안정적이고 공을 숨겨 나오는 디셉션 동작이 좋다”고 평가했다. 김광현과 함께 SK 선발진을 이끌 원투펀치 후보에 이름을 올린 다익손이 정규시즌 들어 어떤 투구를 펼칠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