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 썬’ 전경. 사진=박정훈 기자
13일 서울지방경찰청 합동조사단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버닝 썬 내 마약공급책으로 의심받고 있는 클럽 MD ‘애나’가 버닝 썬 집단 폭행사건 피해자 김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2인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애나’는 26세의 중국인 여성으로 본명은 파 아무개 씨로 알려졌으며 버닝 썬에서 중국인 VIP를 상대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한 버닝 썬 관계자는 “애나가 중국인 VIP에게 가루형태의 마약을 대줬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김 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고소장 접수 후 경찰 조사 단계에서는 자신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역이 없어도 조사가 원만하게 이뤄질 정도로 한국어에 능통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고소인 조사 이후 이 여성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이 여성은 대마초 혐의로 지난해 기소유예를 받은 바 있으며 현재는 여권이 만료돼 불법체류중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경찰은 ‘애나’로 불린 이 여성의 행방을 좇는가 하면, 버닝썬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약 수사에 나설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마약 혐의로 입건된 전력이 있는 관계자들에 대한 주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클럽 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내부 CCTV를 확보한 상태다.
또 버닝 썬 내 VIP 룸에서 발생했다는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확보한 내부 CCTV의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현 대표이사인 이문호 씨 등 경영진과 MD들에 대한 소환 조사 시점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승리의 경우는 사건 이후 그가 이사직에서 사임했고, 사건과 정확한 관련 여부가 드러나지 않은 이상 소환 조사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버닝 썬 관계자들과 관할 서 경찰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버닝 썬 회계장부가 압수됐으며 지난해 2월 이후 버닝 썬 관련 112 신고 내역 전량 분석, 클럽 임직원 및 경찰 간 통화 내역 등이 수사 대상이다.
버닝 썬 관련 논란은 지난해 11월 버닝 썬에서 추행을 목격하고 이를 제지하려던 김 씨가 클럽 이사인 장 아무개 씨와 클럽 보디가드 등 직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면서 불거졌다. 김 씨는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인 김 씨의 주장을 묵살하고 오히려 클럽 관계자들을 보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으며, 이후 지구대에 끌려가는 과정에서 경찰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버닝 썬과 강남경찰서와의 ‘상납’ 커넥션, 버닝 썬 내 마약 유통 및 성범죄 등 각종 의혹을 폭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