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요셉’으로 개명 사실을 알린 최진호.
[일요신문] 지난해 해체 위기를 겪은 아산 무궁화는 2019 시즌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팀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오는 여름 전역하는 14명의 의경 신분 선수들과 함께 민간인 선수들이 영입돼 함께 뛰게 됐다. 아산에 새롭게 자리한 선수들은 22명(18일 현재)이다. 이들은 대부분이 아산이 자체적으로 선발한 신인 선수들이거나 데뷔 년도가 오래되지 않은 신인급 선수들이다. 이 가운데 한 이름이 눈길을 끈다. 부산, 강원, 상주 등에서 활약해온 ‘특급 조커’ 최진호다. 새로운 팀에서 새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 최진호를 전지훈련지 경남 남해에서 직접 만나봤다.
연습경기 이후 만난 그는 군 입대 전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던 짙은 수염으로 기자를 맞았다. ‘이제는 민간인이라 다시 수염을 기르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걸(수염) 일부러 기르는 것은 아니다. 피부가 안 좋아서 면도를 자주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냥 좀 두는 것”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최진호는 그간의 선수생활 가운데 상주 상무에서 군복무를 했지만 이적은 지난 2013년 이후 약 6년만이다. 오랜만에 새로운 팀에 몸담는 최진호에게 적응을 물었다. 그는 “감독님이 너무 잘 이끌어주시고 선수들도 도와줘서 금방 적응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어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오게 됐다. 그 부분이 내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코칭스태프 분들도 나를 믿어주시는 것 같아서 자신감도 생기고 마음이 편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 나이로 31세가 된 그는 팀 내 최고참급이다. 기존 선수들은 연령제한이 있는 의경 신분이고 새로 영입된 선수들도 대다수가 신인급 선수들이다. 그는 베테랑으로서 팀 내 역할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특별한 형태(군복무 중인 선수들과 일반 선수들이 혼합된 구성)의 이 팀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봤다”면서 “주장도 있고 부주장도 있기에 따로 할일이 있다기보다는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자세로 훈련이나 사생활적인 면에서 임할 것이다. 그래야 어린 선수들이 잘 따라 와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산은 올 시즌 중 의경 선수들이 전원 제대하며 후반기에는 다른 팀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최진호는 이에 대해 “9월 이후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어린 선수들의 간절함과 패기를 이끌어 내는 것을 돕고 싶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하나가 된다면 어떤 팀에도 지지 않는 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는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강원 FC
‘희생정신’을 이야기한 그는 개인적인 목표도 따로 정해놓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인 성적은 내려놨다. 팀만을 생각하려 한다”면서 “우리 팀이 올 시즌 무조건 잘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상주와 강원에서 지난 2년은 부상 등으로 경기장에서 많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는 “군대에서 부상이 잦았고 수술도 하면서 쉬는 기간이 많았다. 그래서 잊혀진지 오래됐다”며 냉정히 과거를 돌아봤다.
최진호는 그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팀에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새로운 팀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름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음을 전했다.
“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오래 뛰었던 강원에서 나오며 아쉬움도 있지만 안 좋았던 기억도 많기에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서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다. 최근 개명도 했다. ‘최요셉’이라는 부모님이 어릴 적부터 불러주시던 이름이다.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코칭스태프 기대에 부응하고 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