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선수 복귀 의사’를 밝힌 빅토르 안.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러시아 빙상은 여전히 빅토르 안(현수)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러시아 빙상계는 최근 한국에서 불거지는 빅토르 안 관련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적으론 ‘빅토르 안의 러시아 복귀에 반감이 없다’는 환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2월 18일 ‘일요신문’은 러시아 체육계 소식통으로부터 ‘빅토르 안의 러시아 복귀 의사 피력’과 관련한 러시아 빙상계 내부 분위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 빙상계는 한국에서 불거지는 빅토르 안 관련 이슈를 스크랩하고 있다”며 “빅토르 안이 다시 러시아로 돌아올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빙상계 내부적으론 ‘빅토르 안이 돌아온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빅토르 안은 아이스하키, 바이애슬론으로 대표되던 러시아 동계스포츠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인물이기에 상징성이 크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2018년 9월 러시아 언론은 “빅토르 안이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보도를 통해 빅토르 안의 은퇴를 조심스럽게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빅토르 안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8월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빅토르 안이 ‘선수생활 지속 의사’를 피력하자 러시아 체육계는 반색했다. 러시아 체육부 파벨 콜로르로프 장관은 2월 13일 ‘타스통신’을 통해 “빅토르 안이 스포츠계로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면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빅토르 안은 러시아에서 사랑받는 훌륭한 선수”라면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성공을 이뤄낸 의지가 강한 선수”라고 말했다.
러시아 빙상연맹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회장 역시 ‘타스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했다. 그는 “빅토르 안을 본지 오래돼서 정말 돌아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그는 기적을 만든 재능있는 선수”라고 치켜 세웠다. 빅토르 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돋보이는 인터뷰였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체육계 소식통은 “아직 빅토르 안이 러시아 빙상경기연맹과 직접 소통하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빅토르 안이 돌아오는 것은 러시아 빙상계 입장에선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고 러시아 빙상계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러시아 체육계 소식통은 러시아 빙상계 고위 관계자들이 빅토르 안의 최근 행보에서 느끼는 ‘의아함’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얼마 전 만난 러시아 빙상계 고위 관계자가 빅토르 안 귀화 과정을 이야기해줬다. ‘러시아가 빅토르 안을 스카우트한 것이 아니다. 빅토르 안 아버지 안기원 씨가 적극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러시아 귀화가 성사된 것’이란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인과관계가 있는 까닭에 러시아 빙상계는 지난 9월 ‘빅토르 안의 한국행’ 소식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포토세션’에 참가한 빅토르 안. 사진=ROCTV
또한 이 소식통은 “빅토르 안은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포토세션’에 참여했다. 러시아 빙상계가 빅토르 안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 충분한 상황이 전개 중”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빅토르 안은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국체대 플레잉코치 부임 논란’, ‘부인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나리팩‘ 특혜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여러 논란이 불거진 뒤 빅토르 안은 ‘러시아 선수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러시아 빙상계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양 측의 합은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다만 러시아 빙상연맹과 빅토르 안의 직접적인 소통 여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쇼트 황제’ 빅토르 안과 러시아 빙상의 동행이 다시 이어질 수 있을지 빙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빅토르 안의 선수 복귀 선언과 관련해 국내 빙상인들은 다소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몇몇 빙상인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세히 살펴보면, 빅토르 안이 여러 방면으로 진로를 고민한 것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자신과 가족을 중심으로 여러 의혹이 불거지자 러시아 선수 복귀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진단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