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아파트 단지내에 지역시민들과 교감하는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말의 평균 수명은 대략 25년. 그러나 경주마의 경우 보통 2~5세에 전성기를 누리다 오래 뛰어봐야 8세 전후가 되면 현역에서 은퇴하게 된다. 경주마들은 짧지만 굵게 ‘馬생’을 보내다가 은퇴를 맞는 것이다.
그렇다면 은퇴한 경주마들은 어떻게 여생을 보낼까.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정형석)은 고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말의 노후에 대해 설명했다.
은퇴 후 경주마들은 교육, 번식, 관상, 승용 등의 용도로 전환된다. 우수한 은퇴등급을 받아 번식용으로 또 다른 가치를 뽐내는 퇴역마가 있는가 하면, 대부분은 승용마로 활약한다. 승용마가 전체의 50% 수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경주마를 승용마로 전환하는 건 생각처럼 간단치 않다. 경주로를 전력 질주하던 버릇이 남은 탓이다. 따라서 경주마를 승용마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순치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기승자의 안전을 위해 경주마의 습성을 버리고, 사람들과의 친밀감을 높이며 돌발 상황에 대한 침착성을 기를 수 있도록 적응하는 교육이다. 말의 습성에 따라 6개월에서 1~2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며 담당자의 전문성도 필요하다
이렇게 승용마로서 적응을 끝내면 전국의 승마장과 말체험이 가능한 목장 등에서 사람과 교감하며 여생을 보내게 된다.
은퇴 경주마의 馬생 2막은 경마팬 서비스 차원은 물론, 승마문화 확산과 경주마 복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한국마사회 부경본부 소속 이민현 수의사(37, 남)는 “말의 수명을 평균 20년 이상으로 감안할 때, 남은 시간을 승용마로 활약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일은 말(馬) 복지 차원에서 중요하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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