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한체대는 2학기 신규 교수를 임용한 직후 표절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교수로 임용된 A 씨가 쓴 석사 학위 논문이 이상기 펜싱 국가대표 코치의 석사 학위를 표절했다고 나타난 까닭이었다.
이상기 코치의 석사 논문(위)과 A 씨의 논문. 실수까지 똑같다.
이상기 코치는 ‘펜싱선수들의 스포츠자신감 수준이 귀인지각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2001년 써 한체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5년 뒤인 2006년 A 씨는 ‘골프선수들의 스포츠자신감이 귀인지각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논문을 써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논문 유사도 검사는 70%가 나왔으며 실수로 띄어쓰기를 두 번 반복한 부분까지 똑같았다.
당시 총장이었던 김성조 전 총장은 “표절했다는 정보를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인사위원회의 제도적 보완책이 있는지,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현재 A 씨는 생활체육대학 소속 조교수로 여전히 재직 중이라고 확인됐다. 이상기 코치는 한체대에 교수로 지원하고도 임용되지 않았었다고 알려졌는데 이 코치의 논문을 표절한 사람은 한체대 조교수가 됐다.
더군다나 이 표절 논문의 심사를 맡은 위원장은 총장 선거 2위였던 김사엽 교수로 나타났다. 안용규 한체대 총장 당선인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고 드러났다. 한체대는 지난해 말 총장 선거를 치렀다. 안 교수는 현재 당선인 신분으로 교육부와 청와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대 총장은 선출되더라도 교육부의 승인과 임용 제청, 국무회의 통과, 청와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안 교수는 최근 당선인 신분으로 대통령 동서를 만나 식사를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관련 기사: 대통령 동서 행보에 시끄러운 교육계…한체대 총장 인준에 쏠리는 눈)
사건 당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김성조 전 총장은 한체대 총장 임기를 마친 뒤 최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 후보자가 돼 인사 검증 과정에 있다. 경상북도의회는 20일 김 전 총장의 전문성과 도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인사 검증 결과를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에게 보냈다. 이 지사의 고향 후배이자 최측근인 한체대의 한 교수가 김 전 총장의 인사 검증 통과를 물밑에서 돕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동민 한체대 교학처장은 “난 잘 모르는 일이다. 당시에 교학처장은 내가 아니었다”고 했다.
최훈민•최희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