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등이 수원지법·지검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IDS홀딩스 사건은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환율 변동을 통해 수익을 내는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면 월 1~10% 이자에 원금보장을 약속하며 1만 2000여 명으로부터 1조 1000억 원을 모집한 초대형 사기사건이다.
피고인 천 아무개 씨는 IDS홀딩스 전체 18개 지점 중 한 곳의 지점장을 지내며 피해자들로부터 160억 원을 모집했고, 수당으로 50억 원을 받았다. 그는 형법상 사기방조와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방법원 형사5단독은 지난 14일 천 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하고 자수했고, 피해금액 60억 원 규모의 피해자들이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형사사건은 판결 선고 후 7일 이내에 원고(검사)나 피고인이 항소를 제기해야 한다. 1심 선고(14일)를 감안하면 지난 21일 자정까지가 항소기간이다. 하지만 지난 11일 검찰 인사에 따라 담당검사가 변동되면서 항소가 계속 지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는 “실형을 확정 받은 다른 공범들에 비해 천 씨의 형량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턱 없이 낮은 형량”이라고 반발하면서 수원지법·지검 앞에서 항소 촉구 시위를 하는 등 연일 수원지검을 압박했다. 결국 수원지검은 항소기간 마지막 날 늦은 오후에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천 씨에 대한 1심 선고 형량을 둘러싼 뒷말은 여전히 무성하다. IDS홀딩스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과 공범들에 비해 형량이 지극히 낮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주범인 IDS홀딩스 대표 김성훈 씨는 2016년 9월 구속 기소돼 2017년 12월 특경법상 사기와 방문판매업법 위반으로 징역 15년 형을 확정 받았다.
IDS홀딩스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들은 김 씨를 포함해 29명이다. 지점장 14명은 사기방조와 방판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징역 5년형에서 10년형을 확정 받았다. 공범들 중 1명은 징역 7년 형을, 3명은 징역 5년 형을, 그리고 나머지 공범들은 징역 1년에서 2년을 확정 받았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피해자연합회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이민석 변호사는 “천 씨는 지점장으로 재직하면서 150억 원을 모집했고, 50억 원을 수당으로 받아 사기방조와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제도 없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며 “그러나 본부장 출신인 황 아무개 씨는 피해자들로부터 140억 원 모집에 수당은 5억 원에 그쳤음에도 방문판매업법 위반으로만 징역 1년 6월형을 확정받았다. 이사였던 김 아무개 씨는 50억 원을 모집해 징역 5년형을 확정 받았다. 피해자들이 천 씨에 대한 형량에 반발하며 검찰의 항소를 촉구했던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