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군 공항’은 건설된 지 65년이 넘으며 노후화에 따른 국가안보 및 국방력 약화에 대한 우려와 주민 생활권 및 재산권 침해 등의 불만이 터져 나오며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진=수원시
[일요신문] 수원화성 군 공항(이하 ‘군 공항’) 이전 사업이 4년 가까이 표류하며 대형 국책사업의 지연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군 공항의 노후화에 따른 국방력 저하 등의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수원시 권선구 장지동과 화성시 황계동에 위치한 군 공항은 5.2km²로 군 공항을 비롯해 탄약고, 체력단련장, 관사 등이 있다. 1954년 건설된 군 공항은 건설된 지 65년이 넘어 노후화에 따른 이전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왔다.
군 공항은 5.2km²에 불과한 협소한 면적으로 인해 고도화, 첨단화되고 비행체의 크기가 커진 현대전에서 제대로 된 비행 훈련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는 곧 국방력의 약화로 연결돼 국가 안보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설이 노후화되고 협소해 탄약고를 비롯한 각종 안전사고로 인해 인근 수원과 화성 시민 수십만 명이 위험에 노출되고 소음피해 및 재산권 침해에 따른 소송의 증가로 국가재정에 심각한 부담이 가중돼 왔다.
실제 지금의 수원화성 군 공항은 전국 군 공항 중 탄약저장시설별 안전거리 위반 건수가 가장 많고, 군사기지와 주거단지 간 최소 허용거리 위반 건수 역시 전국 228건 중 44건으로 19.3%에 달한다. 미군 탄약고의 경우에는 안전거리 위반 건수가 981건으로 전국의 2382건 중 41.2%에 이른다. 2015년 4월에는 활주로 착륙 중 인근 마을의 전깃줄이 끊어졌고, 2016년 6월에는 수원 상공을 비행하던 전투기에서 1000리터 용량의 보조연료통이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다. 특히, 열화우라늄탄 133만 발을 보유하고 있어 폭발사고 발생 시 우라늄 노출 등의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우려를 낳고 있다.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군 공항 소음 피해로 인해 전국적으로 정부가 배상한 피해액은 총 45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1477억 원이 수원화성 군 공항 소음피해로 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새롭게 이전 건설될 ‘수원화성 군 공항’은 주민들의 생활권 및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지역민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며, 종전부지는 자족도시기능을 충분히 갖추는 방향으로 개발될 계획이다. 사진은 수원화성 군 공항 이전에 따른 ‘예비 이전 후보지 주변지역 개발 구상안’(왼쪽)과 ‘종전부지 및 주변지역 개발 구상안’(오른쪽). 사진=수원시
#이전 사업 늦어지며 주민 생활권 및 재산권 피해 증가…조속한 사업 추진 절실
재산권 침해로 인한 주민피해도 막대한 실정이다. 고도제한에 걸리면서 수원시민 57만 6000여 명, 화성시민 20만 4000여 명이 재산권 행사에 심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이러한 피해 발생에 따라 현실을 반영한 적정지로의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당초 군 공항 이전은 총사업비 6조 9997억 원을 들여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2018년에 시작해 2024년 완성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주민들의 오해와 반대로 사업이 지연되다 2014년 군 공항 이전을 위한 건의서가 국방부에 제출되고, 수십 차례의 협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17년 2월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 일원이 예비이전후보지로 결정됐다.
새로 건설될 군 공항은 약 14.2km²로 현재의 2.7배에 달해 소음피해 해소가 가능하다. 새로운 군 공항에 따른 75WC 이상의 소음피해는 화성시의 경우 현재 병점동 등 지역주민 5만 9590명에서 이전 시 2837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신 군 공항은 그동안 문제가 돼온 재산권 제한에 따른 주민피해를 해소하기 위해 15층 이상 건축이 가능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주변 지역민들을 위한 지원 사업도 구체적이고 실효적으로 마련됐다.
전체 사업비의 7.3%에 달하는 5111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융복합 첨단산업단지, 문화복합 스마트시티, 관광농업복합단지, 매향리 복합휴양관광지, 궁평관광레저타운, 농축산바이오단지,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 Auto IT클러스터 등을 조성한다.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융복합 첨단산업단지에는 4차산업단지, 항공정비단지, 지역특화산업단지, 물류복합단지, 지원센터 등이 건립된다. 문화복합 스마트시티에는 미디어복합단지, 의료종합복합단지, 대학교, 쇼핑몰, 복합센터, 호수공원, 에너지타운(이주단지), 산업단지 배후 주거 등이 들어서게 된다. 관광농업복합단지에는 복합곡물단지, 원예단지, 농업체험장, 농업테마공원이 들어서고, 매향리 복합휴양관광지에는 오토캠핑장, 해양체험시설, 힐링 스파시설, 휴양시설, 테마호텔, 콘도, 사회인야구장 등이 건립된다. 궁평관광레저타운에는 해안산책로, 어촌체험시설, 펜션 및 숙박시설, 공동체육시설, 관광레저시설이, 농축산바이오단지에는 와이너리 시설, 과수단지, 특산물제조가공단지, 푸드&바이오 연구단지가 들어서며,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에는 축산분뇨자원화 시설, 태양광발전설비, 연구시설, 탄소제로 배후단지 등이, Auto IT클러스터에는 자동차부품단지, R&D센터, 지원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러한 지원 사업이 본격화되면 화성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해 주민편익은 물론, 실질적인 주민소득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주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등 주민재산권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원시는 올해를 군 공항 이전 사업의 분수령이 될 한 해로 보고 추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시민들 역시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군 공항 이전, 7조 원 육박 국책사업…이전·종전 주변 지역 개발 촉매제 기대
이전이 완료된 종전부지는 4차 산업을 축으로 한 첨단산업도시와 친환경 주거단지 조성을 통한 경기남부권 거점도시로서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R&D파크, 컬리지파크, 메디컬파크, 에너지파크, 배후지원시설, 복합업무시설 등이 있는 ‘스마트폴리스’를 조성해 첨단지식산업과 과학, 기술, 연구, 교육을 핵심으로 한 산학연 클러스터 벨트 중심지로 만든다. BIT파크, 복합문화단지, 헬스파크, 에듀타운 등이 갖춰진 ‘하이테크밸리’를 만들어 연구종사자들의 창의성 발휘 및 동탄 신도시 품격을 향상시키는 복합문화기능 입지로 조성한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된 도시농업 기반의 자연생태 도시 ‘에코폴리스’를 조성해 중저밀주거단지, 상업업무단지, 문화복합타운, 도시농업용지 등을 만들며, ‘그린허브파크’를 조성해 첨단물류시설, 상류시설, 물류산업시설, 연구시설 등을 유치해 수원, 화성, 평택, 오산 등 경기남부권 도시내 물류수요를 지원하고 물류산업 및 연관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종전부지 개발사업에 대한 생산 유발은 1조 893억 원, 부가가치 유발은 3783억 원, 취업 유발은 7632명으로 예상됐으며, 이전 사업 전체로는 생산 유발 5조 5751억 원, 부가가치 유발 1조 9363억 원, 취업 유발 3만 9062명으로 종전 사업 파급효과의 5.1배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종전부지 개발은 자족도시기능을 충분히 갖춘 방향으로 개발됨으로써 주거단지는 최소한의 배후단지로만 조성되고, 이마저도 2025년 이후 분양할 계획이어서 동탄 1, 2지구 등 주변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중요한 군 공항 이전은 지역발전과 주민의 생활권 및 재산권 보호, 국가안보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원시는 올해를 군 공항 이전 사업의 분수령이 될 한 해로 보고 기존의 군공항이전추진단을 군공항이전협력국으로 확대 개편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 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염태영 수원시장은 ”군 공항 이전 예비 후보 지역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하며 사업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전국 군용비행기 소음피해지역 지방의회 전국연합회(군지련)’ 연합회장이기도 한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은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하여 지자체 간 갈등뿐만 아니라 민민갈등이 발생하고 있어 수원시 의원으로서 마음이 무겁다”며 “양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해서 주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최선의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