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대웅)는 지난 2월 26일 오후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지난 2017년 7월 1심 결정 이후 1년 반 만이다.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2심 재판이 1년 반 만에 열렸다. 일요신문DB.
1심은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로 이 사장을 지정했다. 임 전 고문은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재산분할을 청구했는데, 1심은 이 가운데 0.7%에 해당하는 86억여 원만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번 항소심에서도 이 사장의 재산 형성에 대한 임 전 고문의 기여도 등 재산분할이 쟁점이 되었다.
임 전 고문 측은 1심에서 결정한 재산분할 액수가 부당하다며, 재산 관련 자료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하고 이 사장이 소유한 주식의 일부가 재산분할 대상에 추가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육권과 관련해 증인신문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사장 측은 “저희야말로 법률적으로 필요한 심리와 판단을 받는 것을 원한다”며 “이 사장의 주식 등과 관련한 자료는 정리해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임 전 고문 측의 주장이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장 측은 비공개 재판을 거듭 요구했지만 재판부로부터 거절당했다. 재판부는 “당사자들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통상적인 일반인이 아니다”라며 사안별로 공개 여부를 적절히 판단하겠지만 “(공개 재판의) 공익적인 요소가 있는 만큼 공개가 원칙”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7년 8월 항소장이 접수된 이후 1년 반 만에 2심이 열린 것은 2심이 가사3부(부장판사 강민구)에 배당되자 임 전 고문이 지난해 3월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면서 재판이 중단됐고 지난달 4일 재판부가 교체됐기 때문이다. 임 전 고문은 강 부장판사와 삼성가의 친밀성을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항소심 첫 재판을 시작하면서 향후 변론을 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재판은 당사자가 참석하지 않아 15분 만에 끝났다. 다음 재판은 4월 16일 오후 4시에 열린다.
한편,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재판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남편 박종주 씨의 이혼재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씨는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과 양육자 지정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폭행, 아동학대 등의 형사소송까지 제기되며 부부간 폭로전이 심화되고 있다.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재판과 마찬가지로 재산분할, 양육권 등이 쟁점이다. 여기에 재판 공개여부도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경우와 같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혼재판의 특성상 비공개가 바람직하다는 일부 의견 속에 한진갑질 논란에 이어 부부갑질 논란까지 불거지며 세간의 관심이 쏠린 만큼 재판부가 공개 재판을 원칙으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