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및 유통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클럽 버닝썬. 사진=박정훈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클럽 버닝썬의 대표를 포함해 마약 단순 투약자, 유통자 등 10여 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클럽 관계자는 6~7명, 대마초를 흡연한 것으로 추정되는 클럽 손님은 3~4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 내의 마약 투약 및 유통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버닝썬 직원 조 아무개 씨가 마약류 투약 및 소지, 유통 등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던 바 있다.
또 버닝썬의 영업 사장으로 알려진 한 아무개 씨는 환각류 물질인 ‘해피벌룬’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문호 대표는 국과수 감정결과 소변과 모발 등에서 일부 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26일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 등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및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던 바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빅뱅의 멤버 승리. 사진=연합뉴스
이와 더불어 버닝썬과 강남 경찰 간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경찰은 “경찰 관계자 20여 명을 일주일간 심도 있게 조사했고 처음 문제가 됐던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재조사하면서 상당히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입건되거나 업무에서 배제된 경찰관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경찰관이 유흥업소와 유착됐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많은 직원이 관여가 됐더라도 (관여된) 모든 직원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유착과 관련, 버닝썬 이문호 대표가 이날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회색 후드 점퍼와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반 정도 가린 그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빠르게 경찰서 안으로 사라졌다.
이문호 대표와 더불어 버닝썬과 강남경찰서 간 ‘뇌물 전달책’으로 지목됐던 이 아무개 씨도 이날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이 씨는 직장 상사이자 전직 경찰인 강 아무개 씨의 지시를 받고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받아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버닝썬의 표면적인 대표 노릇을 했던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 경찰은 4일 현재까지 문제의 카카오톡 원본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메시지는 승리가 2015년 12월 투자회사 유리홀딩스를 설립하기 전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한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해외 투자자를 위한 여자들을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승리와 배우 박한별의 남편으로 알려진 유리홀딩스 유 아무개 대표, 유리홀딩스와 버닝썬 전현직 관계자들이 채팅방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메시지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술을 들었다. 현재 눈으로 확인한 것은 없고,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계속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버닝썬 클럽 VIP룸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관계 영상의 유포 경위를 함께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클럽 관계자들을 소환해서 조사 중이며 (영상이 유포된) 사이트 게시자에게 영장을 집행하고 게시물을 올린 ID에 대한 개인정보를 받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