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경실련 여현정 사무국장과 박민기 정책위원장이 이동진 이장과 함께 헌법소원 수임계약을 체결한 법무법인 창조 강보경 변호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군 개군면 석장2리 마을 주민들이 양평군이 ‘가축사육제한조례’를 제정하지 않아 피해를 입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같은 양평군이지만 마을과 떨어진 외곽에 짓겠다는 축사는 허가가 나지 않은 반면 마을 한 가운데 초주거밀집지역에 해당하는 곳의 축사는 허가가 나는 등 가축사육에 대한 기준과 근거가 명확치 않아 결국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 내려지고 주민들은 피해를 입게 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위의 경우뿐만 아니라 주민피해에 따른 수많은 민원과 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이 조례를 통한 근거를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헌법소원을 제기한 양평경실련과 주민들의 주장이다.
양평경실련 여현정 사무국장은 주민들을 대표하여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에서 “개군면 석장리 주거밀집지역 축사신축허가와 관련 주민들은 여러 차례 군수와 군의회 면담을 진행하고 군 담당자와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 왔으며, 또한 양평경실련의 도움으로 법률자문을 거쳐 ‘가축사육제한조례안’을 마련하여 공식적으로 조례발의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여 사무국장은 “제안한 가축사육제한조례안은 근본적으로 무조건적으로 가축사육을 제한하여 가축사육농가에 피해를 주려는 조례가 아니다”며,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들간 갈등을 줄일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하고 근거를 마련하여 원칙에 따른 행정을 집행하라는 것이 양평경실련과 마을주민들이 조례제정을 요구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헌법소원 사건 수임계약서
“조례제정 조속한 진행 요청했지만 군의회 미온적 태도에 헌법소원”
이어 “면담 이후에도 마을 분들과 양평경실련에서는 군 담당자, 군 의회와 대화를 통해 조례제정을 위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군 담당자는 ‘검토를 거쳐 조례 초안을 만드는 중이며, 입법예고를 거쳐 조례안을 상정할 예정이나 군 의회의 의지는 알 수가 없고, 시기적으로도 3월 회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고, 군의회에서는 계속해서 ‘검토중’이라는 답변만 하며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장리 축사허가건의 경우 제정이 늦어지면 이전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전명령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일 수도 있기에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마을 분들은 결국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이라는 헌법소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 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은 상위법(가축분뇨법)에서 권고한 가축사육제한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관련 근거가 없어 주민들이 피해를 입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것에 대해 행정책임을 묻는 헌법소원으로, 소송에서 승소하게 되면 헌법재판소는 양평군에 조례제정을 명령하게 된다.
마을 주민들은 “전국 200여개 지자체에서 조례를 제정해 제한 등의 기준을 가지고 있고, 또 양평과 같이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인근 하남, 광주, 여주등 대부분의 지역이 조례를 통해 가축사육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조례가 없음으로 인해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주민들의 입었던 피해들을 볼 때, 군의회의 미온적인 태도는 주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여 국장은 “이러한 상황이기에 안타깝지만 마을 분들은 비용이 들더라도 소송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으로, 결국 오늘(6일) 석장2리(이장 이동진)는 마을 회의를 거쳐 결정한대로 양평군을 상대로 부작위위법 확인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강보경(법무법인 창조)변호사와 수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 국장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행정과, 정성을 다해 주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기대하였기에 군과 의회의 태도에 여전히 답답함을 느낀다”면서, “반면 주민들은 스스로가 문제를 인식하고 또한 해결하고자 노력하며 헌법소원을 진행하게 된 것으로, 이는 양평군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민주 시민으로서의 성숙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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