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식품은 돈가스나 인스턴트라면, 스테이크같이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운 음식들이다.
세월이 흘러도 ‘동안’ 미모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노화로 인해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머리숱이 빠져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이기도 한다. 이 차이는 과연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일본 구루메대 의학부 야마기시 쇼이치 교수는 “평상시 먹는 식품 속 ‘AGE 독소’가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이라고 말했다. 즉 “AGE를 없애면 노화과정을 늦출 수 있다”는 얘기다.
다소 생소한 단어 ‘AGE(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는 한마디로 유해 물질이다. 단백질과 당이 결합해 생기는 독소인데, ‘최종당화산물’이라고도 불린다. 마치 녹이 기계의 금속을 손상시키는 것처럼 인체의 시스템을 차례차례 망가뜨린다.
야마기시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AGE는 단백질과 당, 열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가령 단백질에 열을 가하면 그 주위로 여러 개의 당이 달라붙는다. 이를 당화라 한다. 초기라면 곧 정상적인 단백질로 돌아오지만, 계속 당화에 노출되면 단백질은 점점 손상돼 노화물질로 변한다. 변형된 일종의 ‘단백질 쓰레기’와도 같다. 몸 안에서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온몸 구석구석에 쓰레기가 쌓이듯 축적된다. 이것이 AGE의 정체다.”
잘 알려진 대로 단백질은 근육과 혈관, 뇌, 피부, 머리카락, 뼈 등 인체의 모든 조직에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당화가 일어나면 신체 곳곳에서 노화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피부 탄력을 유지시켜주는 콜라겐 단백질에 AGE가 들러붙으면 주름살이 생긴다. 머리카락은 윤기가 사라지고, 특히 남성의 경우 머리숱이 휑해진다.
혈관에 쌓이면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며, 심장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밖에도 AGE는 신체 모든 기관에 쌓여 노화를 촉진하는데, 눈에 쌓여 생기는 백내장과 뇌에 쌓여 생기는 치매가 대표적인 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AGE가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위험이 5배나 높다”고 한다.
이렇듯 노화의 원흉물질, AGE가 체내에 축적되는 루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 몸의 잉여 당분이 단백질과 엉겨 붙어 당화되는 경우. 다른 하나는 식품에 포함된 AGE를 섭취했을 때다. 특히 매일 먹는 식사는 생각보다 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AGE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식품은 돈가스나 인스턴트라면, 스테이크같이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운 음식들이다. 겉보기에는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보이지만, 실은 노화를 촉진하는 AGE가 대량 생성된 상태다.
등심 스테이크를 예로 들어보자. 조리 전 등심의 AGE 양은 1916(exAGE)에 불과하다. 그런데 가열하면 수치가 단번에 2만 6843까지 늘어난다. ‘당과 단백질은 지방이 있을 경우 결합하기 쉬워진다’는 특성 때문이다. 이에 야마기시 교수는 “특히 바삭바삭하게 구운 베이컨은 그 자체가 AGE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기나 생선을 조리할 때는 굽거나 튀기기보다 찜이나 삶기 등의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덧붙여 돈가스를 먹은 다음날의 메뉴는 샤브샤브로 한다든지, 점심에 튀김을 먹었다면 저녁엔 기름진 음식을 피한다든지 조금만 의식해도 노화 속도는 느려진다. AGE를 줄이는 것이 곧 안티에이징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젊어지는 식습관’ 과일은 주스 말고 통째로 앞서 말했듯이 노화를 늦추려면 체내에 쌓이는 AGE를 없애야 한다. 이와 관련, 일본 건강 잡지 ‘닛케이헬스’는 AGE 생성을 막는, 젊어지는 식습관을 소개했다. 관건은 비타민 B1, B6, 카테킨 등 이른바 ‘항AGE’ 성분을 섭취하는 데 있다. 착실히 실천하면 자신의 나이보다 10년 젊게 사는 비결이 될 것이다. [습관1] 튀김류에는 식초나 레몬을 첨가 식초나 레몬에 함유된 구연산은 식품 속 AGE를 줄이는 작용을 한다. 해외에서는 “고기를 굽기 전에 식초로 마리네이드를 했더니 AGE 발생량이 2분의 1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기름진 음식이 당길 땐 레몬, 혹은 식초를 곁들여 먹도록 하자. [습관2] 메인 요리는 카르노신이 풍부한 닭 가슴살 최근 ‘AGE를 막아주는 항산화물질’로 카르노신이 뜨고 있다. 카르노신은 노화에 맞서 싸우는 아미노산이다. 특히 당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피부를 탄탄하게 가꾸는 데 도움을 준다. 식탁 위 메인 요리로 카르노신이 풍부한 닭 가슴살을 적극 추천한다. [습관3] 버섯으로 비타민 B군을 섭취 비타민 B1과 B6는 당뇨 합병증 치료에도 사용될 만큼 ‘항AGE’의 대표격이다. 다만 비타민 B군은 서로 협력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함께 섭취해야 효율이 좋다. 식품으로는 버섯류에 비타민 B군이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버섯에는 비타민 D와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 함량이 풍부하다. 만일 음식으로 비타민 B군 보충이 어렵다면 영양제로 섭취해도 괜찮다. [습관4] 녹황색채소를 매일 충분히 먹는다 알파리포산은 포도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비타민 C보다 훨씬 강력한 항산화력으로 피로회복, 면역력 증강, 노화방지 등에 효과적이다. 주로 케일과 토마토 등 녹황색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니, 꾸준히 매일 먹도록 한다. [습관5] 과일은 주스가 아니라 ‘소량을 통째로’ 블루베리 등에 함유된 안토시아닌은 주름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동시에 AGE를 막는 기능이 있다. 단, 과당은 당질 중에서도 가장 쉽게 AGE를 생성한다. 특히 시판되고 있는 주스류에는 과당을 많이 포함한 것이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오렌지를 직접 까서 먹을 경우 한 개로 충분할 수 있는데, 주스로 갈아먹으면 몇 개가 더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당분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이다. 과일은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습관6] 탄수화물엔 올리브오일을 플러스 밥이나 빵, 파스타 등 탄수화물만 먹는 식사보다 올리브오일 등 지질과 함께 먹는 편이 식후 혈당치 상승을 억제한다. AGE 대책으로는 올리브오일로 조리한 파스타가 정답. 빵과 주먹밥에도 살짝 올리브오일을 더해보자. [습관7] 술은 항산화 작용이 있는 와인을 와인은 항당화와 항산화 작용을 한다. 적정량을 섭취할 경우 다음날 아침 혈당치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레드와인은 피부미용에 좋은 폴리페놀이 풍부하며, 화이트와인에는 몸의 생기를 돋게 해주는 유기산이 들어 있다. 하루 섭취 적정량은 1~2잔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