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리는 재판에 전 전 대통령이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조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지 10개월여 만이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대통령 측이 오는 11일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일요신문DB
전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재판 당일 부인인 이순자 여사의 법정 동석 신청도 해놓은 상태다. 그는 재판 당일 오전 이 씨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서울에서 광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은 재판 당일 경찰기동대 80명을 법정 안팎에 배치해줄 것을 경찰에 요청했다. 법정 보안관리 대원들도 곳곳에 배치하기로 했다. 검찰도 오는 8일 담당 검사를 서울로 보내 전 전 대통령을 경호할 경찰 측과 광주이동 동선 등을 협의한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만 질서 유지를 위해 참관인원을 총 103석으로 제한했다. 추첨배정 65석과 우선배정 38석 등이다.
전직 대통령인 전씨를 경호하는 경찰 경호 인력은 재판 당일까지 현행 5명을 유지할 전망이지만 외곽 경호 등을 위해 별도 인력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법조계 안팎에선 전 전 대통령이 이날 재판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광주지법이 지난 1월 재판 당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장을 발부한 데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이후 국민적 공분도 커지고 있어서다. 그는 “알츠하이머 앓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말 부부 동반 골프를 친 게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쓴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5·19 관련 단체와 유족들은 2017년 4월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기소된 이후로도 5월과 7월·10월·올해 1월까지 수차례 재판 연기 신청과 재판 관할지 다툼을 벌이며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전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 측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에 출석할 것이고, 재판의 본론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회고록 내 ‘거짓말장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조비오 신부님이 헬기사격을 봤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을 했고 ‘사탄’이라는 표현은 피터슨 목사에게 한 것”이라고 했다. 고(故) 아놀드 피터슨 목사는 5·18 당시 군부대의 헬기사격 사진 등을 찍은 인물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