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와 옷로비 의혹 특검부터 이용호 게이트(2001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 비밀송금 의혹 사건(2003년), 썬앤문 노무현 당시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2004년), 철도공사 유전개발(2005년), 김용철 변호사 폭로 삼성 비자금(2008년), BBK의 옵셔널벤처스사 주가 조작 특검(2008년), 부산 건설업자 스폰서 검사 특검(2010년),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 디도스 테러 의혹(2012년),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검(2012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특검(2017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2018년) 등 특검은 매번 엄청난 관심과 화제를 양산해왔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은 2017년 대한민국 최고의 화제였다.일요신문DB.
설문조사 결과 특기할 점은 ‘가장 인상 깊은 특검’과 ‘가장 아쉬운 특검’에 촛불혁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 지휘한 박영수 특검이 선정된 점이다.
‘가장 인상 깊은 성과를 낸 특검은’이란 설문에 21명(42%)이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2017년)을 선정했다. 정권교체와 탄핵촉발, 국민기대에 부응하는 수사 성과 등을 들었다.
2위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 비밀송금 의혹 사건 특검(6명·12%), 3위는 썬앤문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3명·6%), 그 뒤를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검과 드루킹 특검(각 2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런데 ‘응답없음’이 무려 13명(26%)이나 됐다.
‘가장 아쉬움을 남긴 특검’을 묻는 질문에서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10명·20%)이 가장 많은 답변을 받았다. 드루킹 특검(8명·16%), BBK 특검(7명·14%), 썬앤문 특검(4명·8%), 대북송금 특검과 MB 내곡동 사저 특검(각 3명·6%), 부산 건설업자 스폰서 검사 특검(2명·4%)이 뒤를 이었다. ‘응답없음’이 무려 13명(26%)으로 1위보다 많았다.
아쉬운 특검 선정 이유로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의 경우 탄핵을 위한 정치적인 수사, 여론에 기댄 무리한 법적용 및 집행 등 수사절차와 방식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 본질보다는 개연성에 치중했다는 평도 나왔다.
드루킹 특검의 경우 정권실세를 대상으로 나름의 수사성과에 거둔 데 대한 일부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수사가 너무 미온적이었고 정치적으로 흐른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더 많았다. BBK특검과 MB 내곡동 사저 특검의 경우엔 수박 겉핥기식 부실수사로 공수처 신설 필요성만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북송금과 썬앤문 특검은 밝혀낸 것이 거의 없는데다 정치적 영역에 수사 잣대를 들이대 단순 의혹 해소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기타의견에는 “말할 거리가 없다” “특검이 다 정치적으로 눈치 보면서 하는 것이 아니냐” “그 특검이 그 특검” “일을 마무리 못할 거면 시작도 안해야 하는데” “특검 스스로 외압에 타협했다” 등이 나왔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특검이 정치적인 외압에 취약하다는 구조적인 한계가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 응답자는 “수사부실과 정치적인 특검으로 성역에 면죄부만 준 꼴이 됐다”며 과거 특검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